본문 바로가기

알짜부터 파는 윤석금 승부수

중앙일보 2012.02.07 00:35 경제 6면 지면보기
‘알짜 계열사를 매각하고 새 성장동력에 집중한다’. 윤석금(67·사진) 웅진그룹 회장이 또 한번 특유의 승부수를 던졌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웅진코웨이 매각을 추진하는 것.


웅진그룹, 웅진코웨이 매각 왜

 윤 회장은 위기 때 주요 사업을 매각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전례가 있다. 1998년 외환위기로 그룹이 흔들릴 때 코리아나화장품을 내놨다. 코리아나화장품은 당시 화장품 업계 2위인 그룹의 핵심 사업이었다.



 웅진은 코리아나화장품 매각대금을 주로 웅진코웨이에 투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업계 최초로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는 승부수가 통했다. 웅진코웨이는 그룹 전체 매출의 24.6%를 떠받치는 기둥으로 떠올랐다. 웅진은 매출 6조원에 이르는 30대 그룹으로 자랐다.



 이번에 윤 회장은 그렇게 키운 그룹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웅진코웨이를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나섰다. 매각대금은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웅진은 웅진코웨이가 하던 정수기 사업 대신 태양광과 건설에 미래를 걸었다. 태양광 사업을 세계 3위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그러나 목표 달성이 만만치는 않다. 태양광 사업은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위기를 겪는 분야다. 지나치게 많은 기업이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 세계 태양광 업체들 대부분이 경영난에 봉착했다. 그야말로 누가 살아남느냐는 경쟁의 양상이다. 그 정도로 지금은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대신 여기서 살아남으면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다는 게 윤 회장의 판단이다.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이다. 2007년 6600억원에 극동건설을 인수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현재 차입금이 9000억원에 이른다. 사실 이번 매각의 주 목적은 재무 건전성 회복이라는 얘기가 그룹 내부에서 나온다. 매각대금으로 일단 부채를 줄이고, 그 뒤 시기를 봐서 태양광 사업에 대형 투자를 하는 것이 웅진의 시나리오라는 얘기다.



 웅진은 웅진코웨이를 내놓으면서 유독 화장품 사업은 그대로 갖고 있기로 했다. 웅진그룹 측은 “정수기 사업과 함께 묶어 팔기가 어렵고, 앞으로 그룹에서 화장품은 더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