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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인사이트] 가닥 잡힌 ‘포스트 김승유’

중앙일보 2012.02.07 00:26 경제 3면 지면보기
김광기
선임기자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의 후계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김 회장이 용퇴 의사를 이사회에 분명히 표명한 가운데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다음 주 출범을 앞두고 회장 선임의 원칙과 후보 인물군을 최종 점검 중이다. 김 회장과 회추위 소속 사외이사 등을 접촉해 후계 구도의 모자이크를 맞춰봤다.



 먼저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은 내부에서 나올 게 분명해 보인다. 95% 이상의 확률을 걸어본다. 애초 김 회장과 사외이사들은 안팎 구분 없이 열린 시각으로 후계자를 찾았다.



김승유(左), 김정태(右)
선임 원칙은 ▶외환은행을 활용할 국제 감각과 영어 구사력 ▶두 은행을 하나로 묶을 통합의 리더십 ▶은행 업무의 디테일 등이었다. 여기에 딱 맞는 회장감으로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같은 인물을 찾아보자”는 잠정 합의가 있었고, 실제 하 행장의 의사를 타진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하 행장은 고사했다고 한다.



 그 뒤 “최고경영자(CEO) 내부 승계의 전통을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급부상했다. 하나금융은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때부터 CEO를 내부에서 육성·발굴한 전통을 갖고 있다. 김 회장도 윤병철 전 하나은행장으로부터 은행장 자리를 넘겨받았다. 더구나 김 회장은 1년 전 ‘CEO 나이 70세 제한, 이사회 주도의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냈다.



 내부 승계는 정치권 바람을 탄 ‘낙하산 회장 리스크’를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이 ‘반면교사’다. 두 금융그룹은 더 좋은 CEO를 찾자는 취지로 외부 출신자를 영입했다. 그러나 그게 빌미가 돼 정치 권력을 등에 업은 외부 인사에 회장 자리를 내주곤 했다.



 내부 출신 회장이라면 과연 누가 될까. 지금까진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가장 유력하다. 확률 80% 이상으로 보인다.



윤용로 부회장도 거론되지만, 하나금융에 합류한 지 1년이 안 돼 이른 감이 있다. “김 행장은 약체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라는 큰 산을 넘은 만큼 앞으로 상당 기간 인수합병(M&A)과 같은 전략적 의사결정을 할 일이 없다. 내부 조직 정비가 급선무라는 점에서 부드러운 덕장(德將) 스타일의 김 행장이 안성맞춤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편 앞으로 하나금융은 회장 개인의 역량보다는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 특성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 회장은 이미 금융위원회에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해준 보답으로) 반드시 금융그룹 지배구조의 모범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한다. “일부 금융그룹 회장이 ‘제왕적 권력’을 누리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금융위의 경고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신임 하나은행장과 지주회사 사장에는 젊은 인재의 과감한 발탁이 예상된다.



나이 50대를 갓 넘은 김병호 경영관리 부행장과 이현주 영업추진 부행장이 두 자리를 나눠 맡을 공산이 크다. 확률 60% 이상이다. 두 사람은 김 회장이 공들여 키워놓은 차세대 리더들이다. 특히 김 부행장은 론스타와 협상 과정에서 김 회장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등 ‘김승유의 복심(腹心)’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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