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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자영업체, 1위 신한카드 결제 거부

중앙일보 2012.02.07 00:25 경제 3면 지면보기
전국 100만여 자영업체를 대표하는 단체가 20일부터 신한카드 결제 거부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카드사들이 자영업체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타깃으로 실력행사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20일부터 실력행사 나서기로

 유권자시민행동은 6일 신한카드㈜에 ‘신한카드 결제 거부 통부’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카드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귀사의 신용카드에 대하여 20일 0시부터 결제 거부를 전개하기로 했음을 통보한다’고 돼 있다. 유권자시민행동에는 음식·제과·숙박·사진·자동차정비·공인중개사·유흥주점·학원 등 60여 개 업종의 100만여 업체가 가입해 있다. 이 단체 오호석 대표는 “영세 자영업체들은 불경기에 높은 카드 수수료율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수료율을 내려 달라고 요구했는데도 카드사가 꿈쩍도 안 해 처벌을 각오하고 결제 거부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는 카드 가맹점들이 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처벌받도록 돼 있다.



 자영업체들이 이 같은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은 카드사가 매출 규모가 큰 업체는 수수료율을 결제금액 대비 1.5% 정도를 적용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업체에는 2.5~4.5%를 받기 때문이다. 유권자시민행동 엄태기 행정실장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매출이 커 카드사와 대등한 입장에서 수수료율을 협상해 결정한다”며 “하지만 식당이나 세탁소처럼 매출이 작은 곳은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결정해 일방적으로 통보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행 여전법에는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수수료율 결정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따라서 카드사들이 업체별로 다른 수수료율을 적용해도 법적 하자가 없다. 또 현행법에는 카드사와 수수료율을 협의하기 위해서는 연간 매출액이 9600만원을 넘는 업체들만 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연간 매출액이 9600만원 미만인 영세자영업자들은 단체를 구성해 카드사와 협상할 수도 없기 때문에 사실상 개별 협상을 통해서만 수수료율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권자시민행동에 앞서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도 15일부터 삼성·롯데·현대 등 3대 대기업 계열 카드사의 가맹점 계약 해지운동을 벌이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 단체 김경배 회장은 “정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카드 가맹점 처벌조항까지 만들어 영세자영업자들을 옥죄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표적이 된 카드사들은 여론의 뭇매를 우려해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김혜미 기자



신용카드 수수료율



가맹점이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는 대가로 총금액에서 신용카드사에 지불하는 수수료의 비율. 현재 신용카드사는 업종별로 수수료율의 최소·최대 범위를 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업종별로 수수료율의 차이가 크고 산출 근거도 명확하지 않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월 여신금융협회는 1980년대 초 재무부가 정한 뒤 30년 넘게 이어져 온 업종별 수수료율 체계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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