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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93> 국가기술자격증의 세계

중앙일보 2012.02.07 00:06 경제 13면 지면보기
‘자격증 전성시대’다.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온 국민이 자격증 따기에 매달리고 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도, 부업을 찾는 가정주부도 가장 먼저 자격증을 챙긴다. 특히 국가가 관리·발급하는 국가기술자격증이 인기다. 일부 종목은 한 해 10만 명 이상이 응시할 정도다. 12일 치러지는 올해 첫 시험(제96회 기술사 시험)을 앞두고 국가기술자격시험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6개 분야 512개 종목 … 한때 904개까지 늘어나

국가기술자격증은 당대의 기술·산업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2000년대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실기시험.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2012년 현재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라 발급되는 국가기술자격 종류는 26개 분야 512개 종목이다. 기술·기능 분야가 481종목, 서비스 분야가 31종목이다. 등급별로는 기술·기능 분야 최고 등급인 기능장·기술사가 각각 27개와 84개, 기사 103개, 산업기사 110개, 기능사 157개다. 서비스 분야는 1~3급 종목이 23개, 단일 등급 종목이 8개다.

국가기술자격 제도가 처음 만들어진 1974년에는 종목이 더 많았다. 기술사가 66개, 기사1급 58개, 기사2급 49개, 기능장 88개, 기능사1급 156개, 기능사 2급 163개였다. 여기에 기능사보(127개)까지 총 727개나 됐다.

자격증 종목은 80년 759개, 90년 904개까지 늘어났다가 통폐합 과정을 거쳐 2000년대 중반 이후 500여 개로 줄었다.

함석기능사·전화교환사·주산자격증 사라져

1980년대 전기외선공사기능사보 실기시험(1998년 폐지).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기술자격증 종목은 왜 늘었다 줄었다 할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기우 책임연구원은 “기술자격증은 당대의 기술·산업 변화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술 발달에 따라 산업 구조가 달라지고 산업 현장의 수요 변화에 따라 기술자격증이 생겨났다 없어지고 한다는 설명이다. 가령 가정집 지붕에 함석 물받이를 많이 썼던 70년대에는 ‘함석 기능사’ 자격증이 있었다. 하지만 ‘함석 지붕’이 사라지면서 이 자격은 83년 폐지됐다. 전화교환기능사는 80년대 초반까지 인기 직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전(全)전자교환기가 국내 기술로 개발·보급되면서 97년 자격증이 없어졌다.

99년 주산·부기 자격이 폐지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해주는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주산·부기를 익히려는 사람도, 자격증 소지자를 채용하는 기업도 사라진 탓이다.

올해도 16개가 폐지됐다. 이 가운데는 한때 대표적 ‘IT 자격증’ 중 하나로 꼽혔던 워드프로세서 2·3급, 컴퓨터활용능력 3급 자격도 포함됐다. “정보화 진전에 따라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보편적 소양으로 자리매김됐고 취득자 상당수가 초등학생으로 취업 등을 목적으로 자격을 취득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폐지 이유였다.

기상감정·컨네이너크레인기능사 올해 새로 생겨

70년대 측량기능사2급 실기시험 장면.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사라진 자격만큼이나 예전에는 없던 새로 생긴 자격들도 많다. 그 목록을 보면 당대의 ‘경제 트렌드’을 읽을 수 있다.

70년대엔 기계·금속, 80년대에 전자 관련 분야 자격증이 대거 신설됐다. 2000년대 들어선 컨벤션·게임 등 서비스 분야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2002년 한 해에만 게임 프로그래밍·그래픽·기획 전문가 자격이 신설됐다. ‘친환경’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환경·유기농 관련 자격증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2003년 자연환경관리기술사, 자연생태복원기사·산업기사, 생물분류기사, 토양환경기술사·기사가, 2004년 유기농업기사·산업기사·기능사 자격이 추가됐다.

올해는 네 종목의 자격이 새로 생겼다. 기상감정기사, 재료조직평가·광학기기산업기사, 컨테이너크레인운전기능사다.

기상감정기사는 실제 기록이 없는 특정 지역·기간의 기상현상을 과학적으로 추정하는 전문가다. 해당 기상현상이 특정 사건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는 게 주 업무다. 가령 날씨와 관련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날씨가 과연 사고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지는 식이다.

재료조직평가산업기사는 기업체에서 새 제품을 개발하거나 완제품 품질검사를 할 때 재료 분석을 담당한다. 시료를 분비하고 광학현미경·주사(走査)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조직을 관찰·분석하는 일을 한다. 광학기기산업기사는 쌍안경, 디지털카메라 등 광학기기를 조립·정비하는 일, 컨테이너크레인운전기능사는 항만에서 컨테이너를 나르는 대형 크레인을 조작하는 일을 담당한다.

기상감정기사, 재료조직평가·광학기기산업기사는 9월 15일, 컨테이너크레인운전기능사는 7월 22일 첫 시험이 치러진다.

정보처리기사, 작년 10만6927명 응시 최다

지난해 가장 많은 사람이 응시한 국가기술자격증 종목은 정보처리기사다. 필기·실기를 합해 시험 접수자가 10만6927명이나 됐다. 피부미용사는 약 2000명 차이(10만4125명)로 2위를 기록했다. 그 외 사무자동화산업기사(7만5647명)·직업상담사2급(5만3216명)도 5만 명을 넘겼다.

이런 자격증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취업 가능성 하나만 놓고 보자면 취업률이 더 높은 자격증은 얼마든지 있다. 가스기사, 소방기사 등은 소위 ‘업무 독점형 자격’에 속한다. 법에 의해 반드시 해당 자격증 소지자를 고용해야만 하는 일들이다. 그러나 이런 자격증은 고도의 전문성과 경력을 요구한다. 그만큼 시험도 까다롭다.

반면 특별한 학력·경력이 없어도 상대적으로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자격증도 있다. 피부미용사가 대표적 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권오직 홍보실 차장은 “2007년 시험이 신설됐을 때 예상보다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실기시험 장소가 모자랄 지경이었다”며 “결국 예정된 기간을 더 늘려 시험을 치러야 했다”고 말했다. 국가기술자격시험 관련 정보는 www.Q-ne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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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자격증 제도는…

교육과정 수료하면 자동수여
매년 재시험 봐야 자격 유지


북한에도 국가기술자격 제도가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점에선 남한과 차이가 난다.

●관리 주체 남북 모두 국가가 기술자격을 관리한다. 하지만 북한이 좀 더 국가 통제가 강하다. 남한에선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각 부처가 자격을 관리한다. 시험 시행과 자격증 교부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맡는다. 북한에선 각 교육훈련기관장 명의로 자격증이 발행된다. 그러나 실제 자격 결정은 내각 직속기구인 국가시험위원회가 일괄적으로 담당한다.

●자격 등급 남한은 기능사→산업기사→기사→기능장 및 기술사의 순서다. 북한은 기능→준기사→기사 및 기사장 순이다. 하지만 북한의 최고 등급인 기사장은 일반인이 응시해 취득할 수 없는 등급이다. 북한 당국이 대상을 임명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차이는 등급 간 급수 유무다. 남한은 소비자전문상담사, 직업상담사 등 서비스 분야 자격 종목에만 1~3급의 급수가 있다. 반면 북한의 기사·준기사는 6~1급(※6급이 최하위), 기능은 1~8급(※1급이 최하위)으로 나뉜다. 기관차 승무원·기사장 등 일부 종목은 자격 취득자에게 자격 등급 대신 직책을 부여한다.

●응시 자격 남북 모두 일정 학력이나 자격(하위 등급), 일정 기간 이상 실무 경력이 있는 사람에게만 응시 기회를 준다. 등급별 급수제도가 있는 북한에선 각 등급의 최고 급수 자격자만 위 등급 시험에 도전할 수 있다.

●시험 방법 남한은 등급에 상관없이 모두 필기시험과 실기(면접)시험을 치러야 한다. 반면 북한에선 특정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별도의 시험 없이 기본 자격을 준다. 가령 기사(6~1급)는 대학, 준기사(6급~1급)는 전문학교를 졸업하면 6급을 준다. 기능(1~8급)은 비정규 학교인 기능공학교나 양성소 수료 성적에 따라 등급을 준다.

●사후 관리 남한에선 일단 자격을 따면 끝이다. 재평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종목에 따라 사후 교육훈련만 받으면 된다. 반면 북한에선 자격을 유지하려면 매년 구술 또는 실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불합격하면 아래 등급으로 강등되거나, 아예 자격을 박탈당한다.

※참고 문헌=이기우, ‘델파이방법을 활용한 북한 기술자격 인정 체계 연구’(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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