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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끝이 너무 아파서 …” 하이힐 벗어던진 그녀

중앙일보 2012.02.06 06:36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비서로 일하고 있는 박모(34·서울 강남구)씨. 최근 발가락 끝에 나타난 통증 때문에 걷기가 힘들어졌다. 통증이 심할 땐 불로 지지는 듯했다. 발의 감각도 떨어졌다. 통증이 다리까지 올라오는 날도 있다. 병원을 찾은 박씨는 이름도 생소한 ‘지간신경종’ 진단을 받았다. 볼이 좁은 구두를 오랫동안 신으면 발가락 신경이 두꺼워지는 병이다. 박씨는 증상이 심해 발가락 신경 일부를 떼어내고 통증에서 벗어났다.



이경태 정형외과 원장(오른쪽)이 발가락 통증(지간신경종)을 호소하는 여성의 발을 촉진하고 있다.


볼 좁은 구두 신는 여성 발 질환 많아



발가락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이 많다. 다섯 개의 발가락에는 각각신경이 뻗어 있다. 발가락 신경은 지속적으로 자극과 압박을 받으면 두껍고 딱딱해진다. 신경 주변에 염증도 생긴다. 이를 ‘지간신경종’이라고 하는데, 발가락 끝에 통증을 일으킨다.



 지간신경종의 원인은 대부분 뾰족구두 같은 불편한 신발이다. 이경태(대한스포츠의학회 부회장) 정형외과 원장은 “볼이 좁아 발가락을 꽉 조이는 구두를 10년 가까이 신으면 발 앞부분의 압력이 높아지고, 인대가 긴장해 발가락 신경을 누른다”며 “발가락 사이의 간격이 좁은 사람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지간신경종의 모습. 3·4번 발가락 사이의 신경이 두꺼워져 발가락 끝에 통증을 일으킨다. [그래픽=현은경]
 지간신경종은 ‘오피스 레이디 발 질환’이라고도 불린다. 사무직 여성은 볼이 좁아 멋스러워 보이는 구두를 많이 찾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환자의 90% 이상은 여성이다. 무지외반증 환자에서 지간신경종이 많이 관찰된다”고 말했다.



 반면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엄지발가락 뼈가 바깥쪽으로 툭 튀어나오는 병이다. 엄지발가락 뼈가 변형되면서 다른 발가락 신경을 자극하는 것이다. 무지외반증의 원인은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이다. 지간신경종의 위험은 뾰족한 신발의 착용 기간과 비례하기 때문에 주로 30대 이후 발생한다. 남성 환자는 드물게 있다. 축구선수나 발레리노다. 축구화나 토슈즈가 발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손으로 발볼 조였을 때 아프면 지간신경종



지간신경종은 엄지발가락을 1번으로 치면 주로 2, 3번과 3, 4번 사이에서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발가락 끝의 통증이다. 볼이 좁은 신발을 신고 걸으면 통증이 시작된다. 심하면 불로 지지는 듯하다. 저린 증상도 동반한다.



 신발을 벗으면 통증이 사라진다. 하지만 발을 주무르면 아프다. 환자의 약 70%는 발의 감각이 둔해진다. 이경태 원장은 “오히려 하이힐을 신으면 발가락 신경이 눌리는 각도가 바뀌면서 통증이 주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지간신경종은 조기에 치료하는 게 좋다. 이 원장은 “한번 두꺼워지고 딱딱해진 발가락 신경은 회복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간신경종은 촉진과 초음파로 진단한다. 손으로 발볼을 감싸 조였을 때 통증이 있으면 의심한다. 확진은 초음파로 발가락 신경 두께를 측정해 내린다.



볼이 좁은 신발 때문에 두꺼워진 발가락 신경을 떼어낸 것.
 초기 증상은 소염진통제·물리치료·보조깔창으로 치료한다. 통증이 만성화되면 스테로이드를 주사한다.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이 원장은 “초음파로 발가락 신경 두께가 3㎜ 이상이면 신경 일부를 떼어내야 한다”며 “감각이 조금 무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간신경종을 예방하고 통증을 줄이려면 뾰족구두를 피해야 한다. 신더라도 사무실에선 슬리퍼처럼 편안한 신발을 이용한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볼이 넓은 신발과 교대해 신는다.



 평소 발의 소근육을 강화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타올을 발가락으로 집기, 발가락 오무렸다 펴기, 발가락으로 공기돌 줍기 등을 한다. 귀가 후에는 따근한 물로 족욕을 하고 오일을 바르면서 발가락을 고루 맛사지 한다.  



 이 원장은 “종이에 발을 얹어놓고 연필로 발 테두리를 따라 그린 뒤 신발을 위에 올렸을 때 발 그림에 신발이 쏙 들어가는 게 편안한 신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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