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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김치만 먹은 내가 복부비만?

중앙일보 2012.02.06 06:07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흰쌀밥과 김치 위주로 편식을 하면 복부비만과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중앙포토]
평소 ‘밥심으로 산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 직장인 정현주(43·여·서울시 마포구)씨. 식사를 할 때 흰쌀밥을 양껏 먹어야 든든하다. 아무리 바빠도 아침 식사로 쌀밥 한 공기를 김치와 함께 비운다. 점심 시간에는 회사 근처 음식점에서 김치볶음밥·오므라이스 등으로 식사를 한다. 정씨는 최근 이유 없이 늘어나는 뱃살 때문에 서울시 마포구 보건소(대사증후군센터)에서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는 다섯 가지 위험요인(복부둘레·중성지방·혈당·혈압·HDL콜레스테롤) 무료 검사를 받았다. 혈액 내 중성지방 수치는 340㎎/dL, 혈당 180㎎/dL, 허리둘레 90㎝, HDL 콜레스테롤 20㎎/dL으로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탄수화물 중독’ 대사증후군 위험 높여

 대사증후근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비만·고지혈증·당뇨병·고혈압 등의 전조증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것. 정씨는 “평소 고기는 입에 대지도 않고 밥만 먹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했다.





탄수화물·지방·단백질 골고루 먹어야



정씨처럼 밥과 김치만 먹었는데도 대사증후군이 생기는 사람이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성인 6640명을 조사해 식사 패턴과 대사증후군 발생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흰쌀밥과 김치 위주로 편식하는 사람은 골고루 먹는 사람보다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23%, 복부비만에 걸릴 위험은 42% 높았다. 가장 골고루 먹는 집단은 잡곡밥·김치 외 채소·생선 및 해산물·해조류·콩·육류 및 달걀·과일·유제품을 다양하게 섭취했다. 반면 편식 집단일수록 잡곡밥·채소·육류 섭취가 적었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는 “흰쌀밥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 비중이 큰 식생활은 대사증후군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탄수화물이 주에너지원으로 쓰이면서 혈당이 높아지고 당분이 지방으로 축적돼 복부비만 등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영양사에게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올바른 식단 짜는 법을 배웠다. 균형 잡힌 한끼 식단에는 여섯 가지 식품군류가 반드시 포함돼 있어야 한다는 것. 여섯 가지 식품군은 곡류군·어육류군·지방군·채소군·우유군·과일군이다. 세브란스병원 김형미 영양팀장은 “한끼 식사에서 탄수화물 55~60%, 단백질 15~20%, 지방 20~25%로 나눠 섭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간단하게 ‘탄·단·지=6:2:2’로 외워두면 편하다. 이 외에 채소군과 과일군, 우유군은 간식으로 챙겨 먹는다.



 예컨대 아침 식사를 식빵이나 선식·미숫가루로 먹는다면 탄수화물만 섭취하게 되므로 단백질과 지방이 부족해진다. 김 팀장은 “선식이나 미숫가루를 물보다 우유에 타 먹으면 탄수화물(식빵·선식·미숫가루)과 단백질·지방(우유)을 동시에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공급원인 탄수화물은 소화를 지연시키는 단백질 및 지방과 함께 있을 때 혈액 속으로 천천히 흡수돼 에너지 공급이 여러 시간 유지된다.



고기·야채 골고루 먹는 비빔밥, 샤브샤브를



정씨는 쌀밥과 함께 고기반찬도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영양 처방을 받았다. 김 팀장은 “육류의 살코기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라며 “한끼의 20%를 단백질로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육류가 단백질 공급원이기는 하지만 가급적 피해야 할 포화지방도 들어 있어 지방은 가급적 제거한다.



 김치찌개를 끓일 때도 삼겹살보다는 저지방 참치를 기름을 빼낸 뒤 넣어 끓이면 좋다. 닭고기는 다리나 날개 부위보다 가슴살 부위를 택한다. 육류를 먹기 어려울 때는 단백질을 공급해줄 수 있는 생선살·달걀·두부·콩 등의 대체식품이 적당하다.



 지방은 되도록 필수지방산으로 섭취한다. 들기름·올리브유·카놀라유 등을 매일 3~5작은술 정도 요리에 사용하거나 호두 1.5개, 아몬드 7알 등을 하루에 1~2회 정도 나눠 섭취한다.



 외식을 할 때도 메뉴 선택에 주의한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메뉴는 회덮밥·월남쌈·샤브샤브·비빔밥이 대표적이다. 회는 육류에 비해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어 한 끼 식단으로 적당하다. 오이·양파·피망 등 각종 채소와 고기를 싸먹는 월남쌈도 열량이 낮으면서 영양학적으로 균형이 잘 맞는다. 스테이크는 등심보다 안심이 적당하다.



장치선 기자





대사증후군은=대표적인 생활습관병으로 비만·고지혈증·당뇨병·고혈압 등의 전조증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 만성질환의 위험이 높은 상태.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고 당뇨병이 발생할 확률은 10배 이상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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