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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정몽구 회장 선처 부탁해달라 이화영 전 의원에게 1억3000만원 줬다”

중앙일보 2012.02.06 03:00 종합 18면 지면보기
김동진 전 현대차 부회장(左),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右)
김동진(62) 전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현대차에 근무할 때 ‘정몽구(74) 현대차그룹 회장이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말해달라’며 이화영(49) 전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모두 1억3000만원을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을 사법처리한 뒤 정 회장에 대한 선처 로비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동진 전 현대차 부회장 진술
“4,5차례 만나 수천만원씩 전달”

 5일 검찰과 재계 등에 따르면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최근 춘천지검으로부터 “강원도민저축은행 수사 과정에서 김 전 부회장과 이 전 의원 간에 돈거래가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첩보를 넘겨받았다. 검찰은 추가 수사에서 이 저축은행 회장 채규철(62·구속 기소)씨가 두 사람을 소개해줬으며, 김 전 부회장이 일부 자금을 채씨로부터 조달한 뒤 이 전 의원에게 줬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검찰은 김 전 부회장을 최근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 부회장은 2001~2009년까지 현대차 대표이사를 맡은 뒤 현재 반도체 업체 C사 대표로 있다.



 김 전 부회장은 검찰에서 “현대차 부회장으로 있던 2006년 8월부터 1년여 동안 당시 열린우리당 현직 의원으로 있던 이 전 의원을 4, 5차례 만나 매번 2000만~3000만원씩, 모두 1억3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 전 의원이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로 있던 A씨와 친하다는 말을 듣고 ‘정 회장에 대한 수사와 재판 때문에 회사 경영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니 A씨에게 부탁해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2007년께 이 전 의원이 ‘A씨에게 확인해보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정 회장은 2007년 2월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7개월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정 회장은 앞서 2006년 4월 1200억원대의 횡령과 4000억원대의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저축은행 회장 채씨도 불러 “김 전 부회장 주장이 모두 맞다”는 진술을 받아낸 뒤 지난 3일 이 전 의원을 소환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이 전 의원을 변호사법 위반 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법처리한 뒤 실제로 정 회장 선처 로비를 벌였는지를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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