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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물학적 완성도에…" 네티즌 부글

중앙일보 2012.02.06 01:36 종합 6면 지면보기
지난해 11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나는 꼼수다’ 콘서트에서 관객 앞에 선 ‘나꼼수’ 4인 멤버 김용민·김어준·정봉주·주진우씨(왼쪽부터). [중앙포토]


‘나는 꼼수다(나꼼수)’ 진행자들이 ‘비키니 응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마초 논쟁’ 다시 기름 부은 나꼼수



 지난달 21일과 27일 시사평론가 김용민(38)씨와 시사IN 주진우(39) 기자가 트위터에 “정봉주 전 의원이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있다” “코피를 조심하라” 등의 글을 올려 논란을 촉발한 이후 처음 입을 연 것이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44)씨는 지난 4일 시사IN 주최 토크 콘서트에서 “우리에게 (성희롱할) 의도가 없었지만 (해당 사진을 올린) 여성도 성희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성희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여성이 오랜 세월 성적 약자였기 때문에 이런 이슈에 예민할 수 있고 그럴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그건 약자의 권리”라고 덧붙였다. 주진우 기자도 “여성들이 불편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한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는 “자신의 몸을 이용해 정치적 표현을 할 자유가 있다. 불쾌하다고 이 권리를 제약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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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트위터 등에서는 ‘나꼼수가 동문서답(東問西答)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대 배은경(여성학) 교수는 “비키니 사진을 올린 게 문제가 아니라 김용민·주진우씨 발언 뒤부터 여성이 평등한 정치적 동지가 되지 못한 것”이라며 “논점 피하기식 해명을 내놓기보다 남성 중심적인 마초(Macho) 문화를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비키니 사진이 처음 올라왔을 때의 진행자들의 반응을 설명하면서 “그 생물학적 완성도에 감탄한 것은 사실이나 동시에 ‘아, 이런 식의 시위도 가능하구나’라며 정치적 동지로서 감탄한 것도 사실”이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트위터에서는 ‘생물학적 완성도라는 말을 함으로써 자신이 ‘시위’가 아닌 ‘비키니’에 초점을 맞추고 그녀를 바라봤음이 드러났다’ ‘이런 말과 반응이 보수진영에서 나왔다면?’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영화감독 이송희일씨는 김씨에 대해 “이제는 우생학으로 진화하고 계신가 보죠?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을 한) 강용석(의원)은 좋겠어요. 길 건너에 든든한 마초 동지가 계셔서”라는 트윗을 남겼다.



◆주목받는 김어준 과거 언행=김씨가 사실상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하기를 거부하면서 김씨의 과거 언행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김씨는 2001년 ‘남녀불꽃노동당(남로당)’이라는 성인 사이트를 만들고 성인용품을 판매한 적이 있다. 딴지일보에 ‘일본성인비디오 강좌’를 연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비판이 일자 김씨는 한 인터뷰에서 “고루한 성의식을 근대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저서 『닥치고 정치』에서 ‘박근혜는 섹스 트러블로 고민해본 적이 없어 자질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정치인들을 평가했다. 딴지일보 부국장인 홍대선씨는 지난해 한 주간지에 “김어준은 검은 망사스타킹을 찬양한다. 순수한 마초에, 순도 높은 자유주의자”라고 적었다. 홍씨는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총수는 나꼼수에서 공중파 방송에서 못하는 어떤 말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여성들이 ‘기분 나쁘다’며 투덜댈 권리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나꼼수가 영향력만 누리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고려대 이신화(정치학) 교수는 “김어준씨는 이미 정치인보다 더 정치인 같은 사람”이라며 “김씨가 다른 정치인들은 원색적인 용어로 비판하면서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는 그토록 인색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나꼼수 측은 그동안 “우리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청취자와 동등한 개체”라며 “듣기 싫으면 안 들으면 그만”이라는 자세를 취해왔다. 경희대 이택광(영미문화) 교수도 트위터에 “나꼼수는 대안언론, 민주투사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로 공공성이 생겼다”며 “지금 와서 ‘우리는 재미 삼아 나꼼수를 했을 뿐인데 너희들은 촌스럽게 왜 그렇게 심각하니’라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적었다. 이어 “공공성의 영역에 마초 매체의 자리는 없다”며 “김어준씨가 ‘각성된 여성들’과 소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니 앞으로 재론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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