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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쌓이는 금강하굿둑 바닷물 유통해야 하나

중앙일보 2012.02.06 00:55 종합 24면 지면보기
해수유통 문제로 매년 논란을 빚고 있는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 사이의 금강하굿둑. 서천에서 갑문이 있는 군산시로 가는 하굿둑 도로 오른쪽 금강 상류에 갯벌이 쌓여있다. 서천군은 1990년 건설된 이 둑이 바닷물 유입을 막으면서 갯벌이 쌓여 생태계 파괴를 일으키고 있다며 해수유통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서천군 마서면과 전북 군산시 성산면 사이 금강 하구에는 길이 1.8㎞의 제방(금강하굿둑)이 있다. 1990년 정부가 농업·공업용수 공급과 홍수 예방을 위해 설치한 둑이다. 연간 3억6000만t의 민물을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군 일대에 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서천 “물길 열어서 오염 막아야”
군산 “그러면 농업용수로 못 써”



 하지만 금강하굿둑은 설치 이후 지금까지 늘 논란을 불러 왔다. 충남도와 서천군이 ▶수질오염 ▶토사 퇴적 ▶하구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를 제기해 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하굿둑 건설로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지 못하는 것을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굿둑에는 갑문이 20개 있지만 강 중심을 기준으로 모두 군산 쪽에 있다. 그나마도 하굿둑 관리 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용수 확보를 위해 여름철 홍수 때만 열고 평소는 닫아두고 있다. 바다와 강을 넘나드는 물고기(황복·위어) 이동을 위한 어도(魚道·폭 9m)도 규모가 작아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천군은 서천 쪽 둑에 배수 갑문을 추가로 설치, 해수와 선박이 오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전북도와 군산시는 해수유통에 반대해 왔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금강하구에 해수가 유통될 경우 농경지 4300만㎡(충남 서천, 전북 김제·군산 일대)에 필요한 농업용수(연간 1억7700만t)와 군장국가산단의 공업용수(연간 2900만t)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맞서고 있다. 또 해수유통이 금강 하구 수질개선의 근본대책이 아니며 대전~서천의 금강 본류와 지천에 대한 수질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자 정부가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8억원을 들여 ‘금강하구 생태계조사와 관리체계 개선’에 대한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정부는 “해수유통 시 용수원 확보가 어렵고 대안도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결과에 대해 서천군이 발끈하고 나섰다. 나소열 군수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따라 탄생한 금강 하굿둑으로 강이 황폐화하고 있다”며 “금강하구 해수유통을 위한 체계적인 방안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서천군이 자체 조사한 결과 금강 하구의 수질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1992년 5.2㎎/ℓ에서 2010년에는 7.2㎎/ℓ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나 군수는 “앞으로 10년 뒤면 금강 하구 물은 농업용수(COD 기준 8.0㎎/ℓ) 사용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제방 안 호수에 쌓이는 토사량도 연간 80만㎥(농어촌진흥공사 조사)에 달한다. 연간 20~25㎝가 강 바닥에 쌓이는 셈이다. 농어촌 공사는 토사 준설에 연간 200억~300억원을 쏟아 붓고 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서식하는 참게·뱀장어 등 어족 자원도 하구 둑으로 인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기수역(汽水域·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 복원을 통해 바닷물이 하굿둑에서 12㎞거리인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까지 유입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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