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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쿵제, 헛방을 날리다

중앙일보 2012.02.06 00:01 경제 12면 지면보기
<본선 8강전> ○·나현 초단 ●·쿵제 9단



제6보(64~74)=공격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미 무너진 적을 공격할 때조차 조심하는 게 바둑이다. 하물며 공격을 통해 팽팽한 균형을 깨뜨리고자 할 때는 타이밍이 자로 잰 듯 정확해야 한다. 쿵제 9단이 흑▲로 젖히면서 공격의 나팔소리가 높게 울려퍼졌다. 한데 나현 초단이 64로 살짝 옆걸음을 치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간다. 칼을 뺀 이상 65는 기세다. 하나 정말 그럴까. ‘참고도 1’처럼 흑1로 늘면 백도 4로 사는 정도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참아야 하는 걸까. 쿵제는 의심을 억누르며 65로 힘차게 뻗었으나 66의 한 방으로 우변 흑집이 와르르 무너진다.



 공격만 성립된다면 집 따위가 대수랴. 하지만 68엔 69로 살아야 하고 70엔 71로 연결해야 한다(공격 도중에 스스로 공배를 연결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뭔가 잘못됐다). 그러자 백도 72로 깨끗하게 연결한다. 전보에서 언급한 것처럼 흑이 ‘참고도 2’처럼 흑와 백◎를 미리 교환해 두기만 했어도 지금처럼 근사한 연결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준비가 부족했고 타이밍도 어긋난 공격이란 게 드러났다. 흑73은 패주의 모습마저 느껴진다. 흑의 공격을 부드럽게 무산시킨 나현은 74에 이르러 우상을 역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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