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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집토끼 경영’ … 신규고객 유치보다 AS에 총력

중앙일보 2012.02.06 00:00 경제 7면 지면보기
신창재
“기존 고객 대상의 서비스를 강화한다니까 1~2년쯤 하다 말 걸로 생각하면 착각이다. 회사가 존재하는 한 ‘평생’ 추진하겠다.”


‘평생 든든’ 프로젝트 시동

 신창재(59)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 2~3일 같은 말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서울 광화문의 이 회사 본사 강당에서 전 임직원을 상대로 세 차례로 나눠 실시한 경영현황설명회에서다. 그가 언급한 것은 교보생명이 지난해 6월 도입한 ‘평생든든’ 서비스다. 보험 설계사가 기존 가입자를 정기적으로 찾아가 보장 내용을 다시 설명해 주고, 혹시 못 받은 보험금은 없는지 챙겨 주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국내 생명보험 업계에는 현재 진행 중인 동양생명 인수전과 다음 달로 예정된 NH농협생명보험 출범 등 굵직한 변수가 많다. 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런 시기에 ‘돈 되는’ 신규 가입자 유치가 아니라 ‘돈 안 되는’ 기존 고객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그의 전략에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이유다. 하지만 신 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당장 빼먹는 곶감이 맛있다고 신계약에만 열을 올려선 기존 고객이 계속 떨어져 나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를 막으려면 “가입할 땐 간이라도 빼줄 듯하다가 가입하면 코빼기도 안 비치는 영업관행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이 “기존 고객을 만나라니까 또 새 보험상품에 가입시킬 생각부터 해선 안 된다”며 “좀 더 길게 보라”고 주문한 이유이기도 하다.



 서비스 시작 후 지난달까지 8개월간 교보생명 설계사가 직접 만난 기존 고객은 약 120만 명이다. 설계사를 통해 가입한 고객(약 345만 명) 세 명 가운데 한 명 꼴이다. 가입자가 잊고 있던 보험금 70억3800만원(1만3185건)도 찾아줬다.



10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아파트 환경미화원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최경미(가명·51)씨는 남편이 가입한 연금보험금 2180만원을 이 서비스를 통해 지급받았다. 그는 “처음엔 보험에 가입시키려고 거짓말하는 줄 알았다”며 “생각지도 못한 돈벼락을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서비스 시작에 앞서 일본 메이지야스다생명을 찾아가 기존 고객 서비스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다. 총자산 350조원에 설계사 3만 명이 넘는 이 보험사는 2006년부터 ‘안심 서비스’란 이름으로 교보생명과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메이지야스다의 가입 13개월차 계약유지율은 2007년 상반기 80%대 중반에서 지난해 상반기엔 94%까지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회계연도 상반기(4~9월) 교보생명의 13회차 계약유지율은 77%다. 교보생명 김욱 전사마케팅기획팀장(상무)은 “보험시장이 점차 포화상태를 맞게 되면서 장기적으론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보험사에도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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