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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BMW 모델 라이트호퍼 ‘꿀벌 리더십’

중앙일보 2012.02.06 00:00 경제 1면 지면보기
노버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 [블룸버그]
노버트 라이트호퍼(56) 독일 BMW 회장의 ‘꿀벌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회사·근로자·소비자·정부 할 것 없이 근시안에서 벗어나 서로 긴밀한 이해와 협력 속에 탄탄한 성장을 일궈낸 바탕이다. 단기적 이익이나 보너스에만 집착하며 들판의 곡식을 다 먹어 치우는 ‘메뚜기 리더십’과 상반되는 개념이다. 이 리더십은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냈다. BMW는 지난해 166만8982대의 차를 팔아 146만여 대를 판 2010년에 비해 14.2% 성장했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 비결은

 미국에서 출판되는 리더십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 『전략과 리더십(Strategy & Leadership)』은 최근 호에서 금융위기에도 끄떡없는 BMW의 성장비결로 꿀벌 리더십을 꼽았다. 게일 C 아베리 매쿼리 경영대학원 교수와 헤럴드 벅스테이너 호주 가톨릭 대학 명예연구원(지속가능 경영 연구소장)이 분석했다.



 이 잡지는 라이트호퍼 회장의 선견지명을 집중 조명했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금융위기가 오기 전인 2007년부터 원가절감을 강조하며 자동차 부품 모듈화에 나섰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한 기반을 다진 것이다. 그는 내부 조직 통폐합에도 나섰다. 중복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BMW 관계자는 “이런 사전 작업 덕에 큰 어려움 없이 불황을 극복할 수 있었고 2010년에는 604억7700만 유로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다”고 말했다.



 불황이 닥쳤을 때의 위기대처법은 특히 남달랐다. 직원 수를 어쩔 수 없이 줄여야 하자, BMW는 정부·회사·근로자가 모두 윈-윈하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근무일수를 주 5일에서 4일로 줄이는 대신 일하지 않는 5일째의 임금 80%를 정부가 지급하게 하는 협상을 끌어냈다. 회사 입장에서는 4일치 임금만 지급하면 되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실직하지 않고 일할 수 있게 됐다. 정부 입장에서는 실직자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지급해야 할 돈의 상당수를 절약할 수 있었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꿀’을 만드는 직원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기로 유명하다. 2010년 직원 복지를 위해 투자한 비용이 1억7900만 유로(약 2조6300억원)에 달한다. 그해 순이익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나이 든 직원을 숙련된 기술자로 예우해 주는 데 최선을 다했다. 2007년에는 뮌헨 인근에 나이 든 직원을 위한 맞춤형 실버공장을 건설해 나이 많은 노동자의 생산성을 7% 정도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 공장에는 생산라인마다 의자를 설치하고 부드러운 마루 바닥을 깔았다. 『전략과 리더십』은 2020년에 BMW 직원의 45%가 50세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선 주문 후 제작’이라는 고객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취향에 맞게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주문할 수 있어 수제차를 타는 듯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같은 리더십 덕에 2016년까지 회장연임을 보장받은 라이트호퍼 회장은 "미래를 보는 장기적인 접근방식이 BMW 성공의 키”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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