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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먼·웹 이을 재목 찾아라” … 1년 내내 16세 이하 무제한 9홀 대회

중앙선데이 2012.02.05 02:35 256호 19면 지면보기
호주서는 라운드 도중 캥거루와 종종 만나게 된다.
호주는 지금 10대 소녀 골프 천재들의 샷 경연에 흠뻑 빠져 있다. 세계 여자골프 무대에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5·한국 이름 고보경)와 알렉시스 톰슨(17·미국)이 주인공이다.

호주 ‘골프 낙원’ 명성 회복 프로젝트

리디아 고는 지난달 29일 호주여자프로골프(ALPG) 투어 뉴사우스웨일스 오픈에서 14세278일의 나이로 우승하면서 세계 남녀 프로골프대회를 통틀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톰슨은 지난해 10월 나비스타클래식에서 16세218일의 나이로 우승해 LPGA 투어 프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작성했다.

이 두 선수는 2~5일 호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의 RACV 로열 파인스 리조트(파72)에서 열린 유럽여자골프 투어 RACV 호주 여자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호주 골프 팬들이 뉴질랜드 국적의 리디아 고에게 큰 관심을 갖는 것은 침체된 호주 골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호주는 푸른 초지가 끝없이 펼쳐진 천혜의 자연조건에 1500개 골프장이 운영 중인 골프 천국이다. 페어웨이와 그린에서 캥거루 가족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야성적이고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하지만 그레그 노먼(57·PGA 20승 포함 통산 88승)과 카리 웹(38·LPGA 37승 포함 통산 47승)을 이을 뉴 페이스가 보이지 않는다.

호주는 미국·영국에 이어 세계 3대 골프 강국이었지만 남자는 북아일랜드 등 유럽 세력에 그 자리를 내줬고, 여자는 스웨덴과 한국에 밀려난 지 오래다. 올해 LPGA 투어에서 뛰는 호주 선수는 8명으로 한국(42명)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1993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 카렌 룬(46·통산 14승)은 “호주의 젊은 여자 선수들은 나약하고 응석받이다. 이들은 LPGA 투어를 10년 동안 지배한 선배 웹의 전통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룬은 “제2, 제3의 노먼이나 웹이 탄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호주는 3년 전부터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골프 유망주를 발굴하는 ‘펌프골프 9홀 주니어 슛아웃 대회’가 그것이다. 한마디로 주니어 골프 축제다. 호주 PGA가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물을 펌프질하듯 청소년들의 골프에 대한 잠재 능력을 끌어내도록 독려하는 대회다. 16세 이하 청소년이 골프에 관심이 있으면 아무 골프장에나 자신의 프로필을 등록하고 대회에 참가하면 된다.

9홀 규모에 핸디캡이 적용되는 이 대회는 매년 11월 호주PGA챔피언십이 열리기 전까지 1년 내내 진행된다. 지역별 펌프 골프 주니어센터에서 예선 대회를 개최한다. 수백 명의 지역 대회 우승자 가운데서 추첨을 통해 80명을 선발한다. 이들은 호주PGA챔피언십이 열리는 기간에 함께 치러지는 2라운드 국제 대회에 참가한다. 스타급 선수를 만나 레슨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1500여 명이 이 대회에 참가했다.

호주의 골프 부활을 이끄는 지역은 퀸즐랜드다. 휴양도시 골드코스트가 있는 퀸즐랜드주에는 250개의 골프장이 있으며 호주 최고의 골프 이벤트인 RACV 호주 여자 마스터스가 열린다.

그레그 노먼과 카리 웹, 제이슨 데이(남자 세계랭킹 10위)가 모두 퀸즐랜드주 출신이며 애덤 스콧(세계랭킹 7위)은 골드코스트에 살면서 골프를 익혔다. 스콧과 데이는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서 50분 거리에 있는 쿠랄빈 골프아카데미에서 골프를 배웠다. 쿠랄빈은 연습장에서 동료나 자신이 친 볼을 해가 떨어지기 전에 직접 수거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스콧은 “주니어 시절 볼 줍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한 곳의 타깃을 향해 똑바로 볼을 치려고 했던 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퀸즐랜드주에서는 최하 10호주달러(약 1만2000원)만 내면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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