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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열 “삼성, 장기전서 애플 이길 것” VS 정석훈 “애플, 시장 선도자 자리매김”

중앙선데이 2012.02.05 02:31 256호 20면 지면보기
삼성그룹펀드 매니저 백재열 팀장
백재열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1팀장은 국내 최대 규모인 4조8600억원 규모의 삼성그룹주펀드를 운용한다. 삼성그룹주펀드의 투자 대상 중 가장 비중이 큰 기업이 삼성전자다. 백 팀장은 삼성전자 주가(3일 현재 106만6000원)가 68만원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8월 “삼성전자에 대한 저평가가 과도하다”는 보고서를 내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식투자 포인트는


-경기둔화 우려는 지속되는데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좋은 기업은 위기에 강하다는 걸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IT 산업은 부진하지만 삼성전자의 상대적 투자 가치는 점점 더 돋보이고 있다. 최대 매출처인 휴대전화 부문에서는 시장에서 애플과 양대 축으로 자리 잡았다. 또 다른 주요 매출처인 반도체 부문에서는 사실상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TV·디스플레이 부문도 공급과잉이 해소되면 일본 기업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6개월 내 150만원까지 오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 무리한 숫자가 아니다. 실적과 주가 수준인 주가수익비율(PER)로 봤을 때 삼성전자는 올해 10배 정도로 평가된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 평균 PER인 10배보다 결코 높지 않다. 삼성전자가 선점한 차세대 고화질 기술인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의 가치도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

-주가 상승에 걸림돌은 없나.
“단기적으로는 최근 늘고 있는 펀드 환매 자금이 문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의 많은 펀드가 삼성전자 주식으로 곳간을 가득 채웠다. 펀드 환매 요청이 들어오면 어쩔 수 없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현금을 돌려줘야 한다. 물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계속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모바일에서 애플과의 경쟁이 치열하다.
“당장 소프트웨어에서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가 애플보다 약세인 건 인정한다. 하지만 하드웨어에선 삼성전자가 우월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구글뿐만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델이나 삼성이 자체 개발한 모델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제품은 개방성이 크다. 여러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 장기적인 승부는 확장성에서 난다고 봐야 한다. 삼성에 승산이 있다. 애플은 폐쇄적인 제품 전략으로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과거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 역시 그랬다.”

-애플과의 특허 소송은 큰 리스크 아닌가.
“삼성에 크게 나쁜 이슈가 아니다. 핵심은 삼성의 특허기술에 대한 로열티를 얼마나 주느냐다. 애플은 너무 비싸다는 반면 삼성은 제값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바꿔 생각하면 그만큼 삼성의 특허가 중요한 기술이란 뜻이다. 어떤 식으로 타협되더라도 삼성이 받을 타격은 크지 않다.”

애플 투자펀드 매니저 정석훈 팀장
정석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해외주식 2팀장은 “지난해 가을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사망한 이후 오히려 애플 주식 보유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잡스가 떠났어도 IT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은 전혀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팀장이 운용하는 ‘글로벌 리치투게더펀드’는 애플에 대한 투자 비중이 크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따라잡는 듯하다.
“스마트폰이라는 기계만 놓고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애플은 퍼스트무버(First Mover·시장 선도자)이고, 삼성은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격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애플은 벌써 삼성과는 차원이 다른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애플은 사용자가 모든 정보를 ‘아이클라우드’라는 하나의 공간에 넣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애플은 iOS라는 독자적 운영체제를 통해 콘텐트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패스트팔로어가 퍼스트무버를 이기긴 어렵다.”

-‘잡스 없는 애플’이 잘나간다.
“지난해 10월 잡스 사망 당시 세계인의 애도 물결을 기억한다면 쉽게 답이 나온다. 아이폰·아이패드는 잡스의 영혼이 담긴 작품이다. 애플 사용자들의 잡스에 대한 애착이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애플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애플, 또는 잡스와 정서적 교류를 한다고 느낀다”

-애플의 투자 매력은 무엇인가.
“제품과 시스템, 서비스가 혁신적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혁신은 신기술이 아니다. 좋은 제품을 적절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애플은 그런 취지에 가장 잘 부합하는 기업이다. 제품을 산 소비자는 앱스토어를 통해 콘텐트 공급자가 된다. 결국 애플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애플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런 선순환 구조가 애플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애플 주가가 사상 최고치다 골드먼삭스는 600달러도 가능하다는데.
“IT는 지금 미국에서 어떤 산업보다 빠르게 성장한다. 그 중심에는 애플이 있다. 현재 애플의 PER은 10배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인 2006년에도 PER 30배로 거래된 적이 있다. 그런 면에서 애플 주가는 여전히 싸다. 실적과 성장성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더 오를 것이다.”

-아이폰의 독자적 OS는 너무 폐쇄적이다.
“리스크지만 기회가 될 수 있는 확률이 더 크다. 물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지면 아이폰이 매니어용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아이폰의 점유율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아이폰·아이패드를 쓰고 싶지만 아직 못 쓰는 잠재 고객이 많다. 아시아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10% 수준이다. 여기서만 글로벌 평균인 20%대로 올라도 엄청난 실적 향상이 이뤄질 것이다.”



백재열(45)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 1팀장 ▶2007년부터 ‘한국투자 삼성그룹주펀드’ 운용(3년 수익률 89%) ▶고려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정석훈(36)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해외주식 2팀장 ▶2008년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 출시 때부터 운용(3년 수익률 60%) ▶동국대 사학과, 서울대 국제대학원,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해외주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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