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월스트리트, 회복 원한다면 판 자체를 바꿔라

중앙선데이 2012.02.05 02:26 256호 21면 지면보기
월가 고위 임원들은 최근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투자은행 업계가 겪는 위기와 불안감은 글로벌 경제침체와 강력한 규제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인가, 아니면 시스템적 변화의 징조인가.

증시 고수에게 듣는다

지난해 4분기 순익이 58% 준 골드먼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듯하다. 그는 지난해 말 “세계 경제는 회복할 것이다. 생각보다 빨리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회복되면 투자은행 수요가 다시 늘고 수익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같은 회사 데이비드 비니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침체는 순환하는 것인가. 대답하기 아주 어렵다”며 좀 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CEO는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지금의 경기순환은 새로운 순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고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월가 금융인들이 월가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전 세계 수십만 명의 생계와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어느 누구도 수많은 사람이 해고되고, 사업 규모가 줄어드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위기에 처한 월가에 지금 필요한 것은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이 아니라 새로운 로드맵이다.

무엇보다 수십 년간 월가에 팽배한 ‘카지노’ 분위기를 없애야 한다. 월가의 금융인들은 그동안 막대한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 아래 다른 사람의 돈으로 매우 위험한 거래를 해 왔다. 그런 위험을 장려하는 분위기였다. 고위험의 인센티브 시스템은 베어스턴스,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AIG의 붕괴를 불러왔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먼삭스의 경영도 악화시켰다.

월가의 보상 체계는 투자자의 자금을 신중하면서도 합리적으로 거래할 때 보상을 해주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런 방향으로의 보상체계 변화는 골드먼삭스나 JP모건의 최고경영자가 직원의 보너스 또는 급료를 50% 삭감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회사를 소유한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어떻게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수익의 40~50%를 직원들에게 보상으로 주면서 계속 유지될 수 있겠는가. 월가 금융인들이 개인 재산에 대한 위험 감수도 없이 해마다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을 가치가 있는가. 골드먼삭스의 막대한 급여는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 미국인에 대한 모욕이다. 지금 월가에 필요한 것은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투자은행업과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새롭게 사고하는 것이다.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