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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 무식…日 '바보 3자매'에 男 열광 왜?

중앙선데이 2012.02.05 01:46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이영희의 코소코소 일본 문화 : 바보 여성 캐릭터 전성시대

요즘 일본에선 ‘마쿤’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야구선수 다나카 마사히로(24)의 결혼 소식이 화제다.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에이스 투수인 다나카는 스타가 사라진 요즘 일본 야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선수다. 2011 시즌에서 19승5패, 1.27의 방어율을 기록해 다승·완투·완봉·승률 등의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니혼햄의 다르빗슈를 제치고 가장 훌륭한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수상했다. 이렇게 전 국민의 주목을 받는 그가 오는 3월 네 살 연상의 탤런트 사토다 마이(28)와 결혼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스포츠 스타와 미녀 탤런트의 결합은 드물지 않은 뉴스지만, 이번 소식을 접하는 일본인들의 반응은 조금 미묘하다. 특히 여성들을 중심으로 “마쿤이 아깝지 않나”라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연하의 스타 선수와 결혼하는 행운을 거머쥔 사토다가 멍청한 것을 캐릭터로 내세워 뜬, 이른바 ‘오바카캬라(おバカキャラ바보 캐릭터)’ 연예인의 대표주자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본 스포츠 신문들은 ‘왜 바보 캐릭터가 남자들에게 인기인가’ 등의 해설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사토다는 2006년 후지TV ‘퀴즈 헥사곤II’에 출연해 도를 넘는 무식을 선보이면서 스잔느(25), 기노시타 유키나(24)와 함께 ‘바보 3자매’로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삼계탕이 어느 나라 음식이냐는 질문에 ‘프랑스’라고 답하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상식 부족으로 사회자의 구박을 받으며 웃음을 끌어냈다. 이들 세 명은 방송의 인기에 힘입어 2007년 아이돌 유닛 ‘파보(Pabo·사진)’까지 결성했는데, 팀 이름은 한국어 ‘바보’에서 따온 것. 국민들의 놀림감이던 이들은 그러나 남자들에게는 꽤 인기가 높았다. 멤버 중 기노시타는 2010년 8월에 개그 콤비 ‘후지와라’의 후지모토 도시후미(41)와 결혼했고, 스잔느 역시 지난해 12월 프로야구 선수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사이토 가즈미(34) 재활담당 코치와 결혼했다. 사토다마저 다나카와 맺어지면서 ‘바보 캐릭터의 놀라운 매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스포츠신문 일간 겐다이는 인터넷판에서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에서 왜 고학력 여자 연예인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반면, 바보 캐릭터의 여자 연예인은 인기인가를 분석했다. 남자들은 재색을 겸비한 여성에 대해 갈망이 있으면서도 정작 완벽한 여성을 만나면 쉽게 주눅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일본 남자들의 자신감이 줄어들수록 부족한 점이 있는 여성들에게 끌리는 경향은 점점 커지고, 이것이 ‘오바카캬라’의 인기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바보 캐릭터를 내세운 여자 연예인들이 세대를 교체해 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롭게 ‘절대바보’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로는 모델 스즈키 나나(23)와 여배우 사카구치 요코의 딸인 사카구치 안리(20) 등이 있다. 이들은 ‘ABC~’로 시작하는 영어 알파벳송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고,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한자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등의 바보짓으로 각종 퀴즈 프로그램을 휩쓸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가끔 이들이 나오는 방송을 보고 있자면 자신의 약점을 특별한 매력으로 전환해 내는 저들이야말로 아주 영리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이들이 남자들에게 인기 있는 진짜 이유는 다름 아닌 ‘예쁜’ 바보이기 때문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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