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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칼슘 풍부” “영양 불균형 초래”

중앙선데이 2012.02.05 00:42 256호 14면 지면보기
일부 종교적 이유를 빼고, 채식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통념 때문이다. 하지만 채식만 하는 게 건강에 좋은지,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서는 의학자·영양학자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몇 가지 쟁점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베지닥터 사무국장인 배한호 원장(한의사)은 “채식만으로도 영양에 아무런 문제가 없느냐”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베지닥터는 채식을 추구하는 의사·한의사·치과의사들이 지난해 5월 창립한 단체다. 배 원장은 “인류학적으로 인간이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을 골고루 섭취했기에 진화해 왔다는 견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식이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논란의 핵심은 단백질”이라며 “국내외 연구들을 살펴보면 식물성 단백질을 다양하게 섭취할 경우 동물성 식품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Only 채식’ 영양가 논쟁

『현미밥 채식』의 저자인 대구의료원 황성수 과장(신경외과)도 ‘ONLY 채식’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황 과장은 “많은 전문가들이 식물성 식품만 먹으면 특정 영양성분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식물성 식품에 부족한 단백질에 대해서도 그는 유아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단백질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성장이다. 갓 태어난 아이는 체중이 3㎏ 정도고 1년 뒤에는 3배인 9㎏이 된다. 일생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이 시기에 어린아이가 먹는 모유에는 단백질이 칼로리 비율로 불과 7%밖에 들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이보다 성장 속도가 느린 시기에는 단백질이 7%보다 적게 함유된 식품을 먹어도 된다. 게다가 현미에는 단백질이 8%나 함유돼 있다”고 덧붙였다.

황 과장은 다른 영양소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채식으로 섭취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영양소 중에 비타민B12나 칼슘도 있다. 하지만 비타민B12는 장 내 미생물이 생성해 사람에게 제공해주고 김,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에도 비타민 B12가 들어 있다. 칼슘도 식물성 식품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식물성 식품은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몸에 칼슘이 오래 머물러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채식만 먹으면 영양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그는 ‘사회적 통념’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영양사협회 김경주 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김 회장은 “영양소는 하나만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라 상호 작용하는 것”이라며 “모든 영양학의 기본은 여러 식품을 골고루 먹는 균형 잡힌 식사”라고 말했다. 완전식품이라고 일컫는 우유마저도 부족한 영양소가 있는데 채식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어린아이와 환자들에게 채식만으로는 절대 부족하다고 말했다. “어린아이나 환자들은 면역력이 약한데, 그런 분들이 오직 채식만을 고집할 경우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면역력이 더 약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윤선 교수(식품영양학)도 채식만 고집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윤 교수는 “채식만으로는 비타민B12나 필수 아미노산이 적정 비율로 함유된 단백질을 섭취하기가 어렵다”며 “채소에 있는 칼슘과 철분도 체내에 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채식의 경우 콩 이외에 그러한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아주 과학적으로 계획해 식단을 짜지 않으면 영양상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모든 영양학적 고려사항을 ‘아주 과학적으로’ 따져 식단을 짜는 게 일반인으로서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문제는 동물성이냐 식물성이냐가 아니라 불균형 자체에 있다”며 “식물성만으로 균형을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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