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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2002년인데 몸은 2012년” … 눈물 보인 안정환

중앙일보 2012.02.01 00:00 종합 24면 지면보기
은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인 안정환. [연합뉴스]
반지의 제왕은 떠나면서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안정환의 현역 은퇴 기자회견이 열린 31일 서울 리츠칼튼호텔. 안정환이 도착하기 한 시간 전부터 기자회견장엔 사람들이 꽉 들어찼다. 취재진은 일본 TBS를 포함해 100명이 넘었다. 팬클럽 ‘러브테리’ 회원들을 비롯한 팬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검정 정장을 차려입은 안정환이 나타나자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다.


‘좋은 모습 유지 부담감 커
아내 화장품 사업 도울 것’

 안정환은 어느 때보다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오늘은 축구선수 안정환으로 불리는 마지막 날이다”고 운을 뗀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미리 써 온 원고를 띄엄띄엄 읽어 내려가다 결국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안정환은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수차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 냈다. 결혼 후 11년 동안 자신을 위해 희생한 아내 이혜원씨와 자신의 팀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 가자고 끝까지 요청한 신태용 성남 감독 얘기를 할 때는 목이 메었다.



 안정환의 에이전트인 정재훈 모로스포츠 대표는 “정환이가 기자회견 전에 절대 울지 않겠다고 했는데 눈물을 보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안정환은 “14년간의 선수 생활이 필름처럼 지나갔다. 기쁨의 눈물보다는 아쉬움의 눈물이 크다”며 “마음은 2002년인데 몸이 2012년이다. 충분히 뛸 수 있다고 느꼈지만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안정환은 자신의 어깨를 눌러 온 부담감에서 벗어난 듯 이내 밝은 미소를 되찾았다. 농담을 건네기도 했고 10년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블랙번 입단이 불발된 뒷얘기도 들려줬다. 안정환은 향후 계획에 대해 “아내의 화장품 사업을 돕고 싶다”며 “지도자를 할 수 있는 그릇이 못 된다고 생각한다. 유소년 축구에 관심이 많은데 그런 방면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펠레 “요한 크루이프를 보는 듯했다”



안정환에 대한 말말말




▶펠레(브라질 축구황제)



 “안정환은 내가 본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졌다. 요한 크루이프를 보는 듯했다.”



▶영국 방송 BBC(페루자 시절 우디네세전에 두 골을 넣자)



 “아름답다. ‘안느’는 아름다운 플레이어다.”



▶릴리앙 튀랑(전 프랑스 국가대표 수비수)



 “아시아에 이런 선수가 있었다니 놀랍다. 델 피에로를 상대하는 착각에 빠졌다.”



▶박항서(2002년 당시 대표팀 코치)



 “사람들은 안정환에게 골 결정력에 대한 비난을 퍼붓는다. 하지만 언제나 결승골의 주인공은 안정환이다.”



▶홍명보(2002년 당시 대표팀 주장)



 “한국이 월드컵에서 이기려면 안정환이 필요하다.”



▶티에리 앙리(전 프랑스 축구대표팀 공격수)



 “안정환의 드리블과 슈팅 능력은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가 기술을 전해 준다면 나도 배우고 싶다.”



▶세르세 코스미(페루자 시절 감독)



 “굉장한 재능을 가진 선수다. 지금까지 이런 선수를 지도해 본 적이 없다. 많은 기회를 줄 수 없어 아쉽다.”



▶파비오 그로소(페루자 시절 동료)



 “우리는 구단주가 안정환을 쫓아낸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이탈리아전에서 중요한 골을 넣었지만 우리에게 그는 언제나 좋은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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