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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도 던지고 싶다” 유머 던지는 김병현

중앙일보 2012.01.30 00:00 종합 29면 지면보기
김병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캠프. 김병현(33)이 29일(한국시간) 팀 훈련에 처음 합류하자 취재진이 몰렸다. 질문과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고,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 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예전 김병현이라면 극도로 싫어했을 상황이었다. “국내 복귀가 실감나느냐”고 묻자 웃으며 답했다. “사는 게 다 그렇죠.”


애리조나 캠프서 첫 훈련
“돌아오니 말 통해서 좋아”

 김병현은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입단 후 보스턴·콜로라도 등을 거쳤고 2008년 메이저리그를 떠났다. 일본을 거쳐 13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김병현은 대중과 상당한 심적 거리가 있었다. 풍운아 내지 사고뭉치라는 편견에서 오랫동안 빠져나오지 못했다.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싫어한 탓에 취재진이나 동료들과 마찰이 있었다. 그때마다 그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고 ‘잠수’를 탔다.



 이제 해외파가 아닌 국내 선수가 된 김병현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특유의 유머를 섞어 자신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을 향해 ‘강속구’를 던졌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이 말해 왔던, 진솔하고 인간적인 ‘진짜 김병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넥센에서의 첫 훈련이다.



 “어제 도착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인사했다. 한 식구가 됐으니 빨리 어울리는 게 우선이다. (팀에 오니까) 조금 낯설고, 조금 설레고, 기분이 좋다.”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예전 내게 애리조나는 기회의 땅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한국 야구에 복귀했고, 처음 온 곳이 또 여기다. 애리조나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가겠다.”



 김병현은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캠프에 합류했고, 그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애리조나 시절 김병현은 마무리투수로 월드시리즈 우승(2001년)과 올스타전 출장(2002년) 등을 경험했다.



 -한화 박찬호 등 해외파 투수들과 맞대결할 텐데.



 “특별히 신경 쓰이는 선수는 없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팀이 이겨야 하니까 세게 붙어야 하지 않나. 팀을 위해서는 막말로 어미, 아비도 없는 것이다.(웃음)”



 -선보이고 싶은 구종은.



 “자이로볼. 내 의지대로 가는 공이 아닌, 날마다 다른 공이다. 농담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가 되지 않을까. 왼손타자를 상대할 때는 체인지업을 가끔 쓸 것이고.”



 자이로볼은 강한 역회전으로 타자 앞에서 솟아오르거나 가라앉는 궤적을 그리는,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는 구종이다. 현대 야구에서 스크루볼·너클볼과 함께 3대 마구로 꼽힌다. 아직 던지는 투수가 없다. 그런 자이로볼을 이야기할 정도로 김병현은 막상 대화를 하면 소탈하고 농담도 곧잘 한다.



 -동료들과 어울리는 느낌은.



 “나이 어린 선수들이 많아 나를 좀 어려워하는 것 같다. 내가 먼저 다가갈 거다. 미국에서도 일본에서 난 용병이었다. 내 잘못도 있었지만 야구 외적으로 부딪히는 부분이 많았다. 이곳에 오니 말이 다 통해서 좋다.”



 -팀 내에서 군기반장 역할을 할 거라는 얘기가 있다.



 “난 (군기반장을 할 만큼) 못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다.(웃음) 투수 중 나는 이정훈(35) 형 다음이다. 군기반장이라면 정훈이 형이 해야 하지 않을까.”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주)=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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