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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는 이제 명품족 … 명동은 ‘춘절’에 재미 못 봐

중앙일보 2012.01.30 00:00 경제 6면 지면보기
내수 부진으로 고민하는 국내 유통업체들에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 연휴는 ‘가뭄에 단비’ 같은 특수 기간이다. 올해도 업계는 중국 관광객 유치에 총력전을 펼쳤지만 백화점과 거리상권의 온도 차는 컸다. 사진은 ‘춘절쾌락(즐거운 설 보내세요)’이라는 현수막을 내건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내부.


중국 춘절 연휴 막바지인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음식점과 옷·화장품 가게마다 중국어 안내판을 내걸고 중국 관광객들을 향해 “환잉꽝린(歡迎光臨·어서 오세요)”을 외쳤다. 하지만 백화점 쇼핑백을 여러 개 손에 든 중국 관광객들은 점포를 둘러보다 그냥 나가는 일이 많았다. 로드숍 화장품 에뛰드하우스 점원은 “매스컴에서는 춘절 특수라고 하는데 사실 피부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매출 272% 급증
명품 의류·가방·시계 많이 팔려
화장품 가게, 커피점 위주 명동은
평상시보다 10% 늘어나는 데 그쳐



 이에 비해 면세점과 백화점은 춘절 특수를 만끽했다. 22~26일 신라면세점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비해 서울점에서 272%, 제주에서 235% 증가를 기록했고 롯데면세점도 설 연휴 사흘간 지난해 대비 96%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내수가 얼어 붙어 고민하던 백화점들도 간만에 웃었다.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신용카드인 은롄카드 매출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설보다 110%, 현대백화점은 121% 증가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20~25일 외국인 매출의 90%를 중국인이 올렸다.



 올 춘절 특수에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국 최대의 명절인 음력 설(22~29일) 기간에 4만5000명의 중국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거리 상권의 체감온도는 달랐다. 명동의 화장품·옷 가게, 안경점 직원들은 “중국 방문객이 조금 늘었지만 매출에 큰 영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1위인 더페이스샵도 춘절 연휴 일주일간 매출이 평상시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여행사들은 “숙소가 부족해 서울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경기도 수원·파주·의정부시 등 외곽에서 숙박했기 때문에 저녁시간 명동 거리 소비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한 여행사 대표는 “지금 명동에는 화장품 가게와 커피점밖에 없다. 특색있는 문화공간이 들어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광객의 선호 품목도 갈수록 고급화하고 있다. 춘절 기간 신라면세점 서울점의 명품 의류·잡화 매출은 지난해의 네 배, 제주점의 명품시계 매출은 세 배 늘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화장품 매출 비중이 컸는데 올해엔 단가가 높은 명품 가방·시계 매출이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춘절 특수를 제대로 누린 곳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도였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김 세트는 22~26일 이마트 제주 3개 점에서 지난해 설에 비해 매출이 8.6배로 늘었다. 제주 신라면세점의 경우 이 기간 전체 매출의 88%는 중국인에게서 나왔다.



심서현·정종훈 기자



은롄(銀聯)카드 중국 인민은행이 인가한 중국 최대 신용카드. 영문명은 ‘차이나 유니언 페이(China Union Pay)’. 중국 내 14개 은행 예금을 인출할 수 있고, 200곳 이상 중국 금융기관이 회원사로 있어 발급량이 25억 장에 육박한다. 국내에서는 2005년부터 비씨카드와 업무제휴를 해왔다. 국내 은련카드 매출은 2009년 1259억원, 2010년 3201억원, 지난해 7500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최근에는 병원과 편의점,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은련카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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