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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View 파워스타일] 이한구 국회의원

중앙일보 2012.01.28 01:00 주말섹션 15면 지면보기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 벽에 걸린 ‘대한민국지도 천자문’ 앞에 선 이한구 의원. 지역구 주민이 선물한 것이다. [사진=박종근 기자]
자주색·연두색 셔츠를 좋아한다. 빨강·검정·청색 셔츠도 있다. 공식 일정이 없는 날엔 편안한 스웨터에 청바지 차림도 즐긴다. 자연스럽게 입으면 생각이 유연해진다는 생각에서다.


37년째 한 지갑 … “바꿀 이유 없어요”

 37년째 같은 지갑 ①을 쓰고 있다. 너덜너덜해지고 표면 곳곳이 벗겨져 상표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아내와 딸들이 수차례 새 지갑을 선물했지만 바꾸지 않았다. 1975년 크리스마스 날 아내가 준 ‘약혼선물’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잃어버리지 않았으니 계속 쓰는 거다.



 이 같은 ‘자유주의적 실용주의 패션 스타일’의 주인공은 한나라당 3선 중진인 이한구(67·대구 수성갑) 의원이다. 서울대 상대·미국 캔자스주립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재무부 외화자금과장·대우경제연구소 사장·한나라당 정책위의장·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을 지낸 이력 때문인지 그의 낡은 지갑을 신기하게 보는 이도 있다. 유력 대권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각종 경제 문제를 조언하는 ‘멘토’로 알려지면서 더 그렇다. 이회창 전 총재의 요청으로 1999년 정치에 입문한 이래 각종 경제 문제에 대한 예리한 해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한구 하나 못 잡느냐”고 장관들을 질책했다는 일화도 여전히 입에 오른다.





하지만 아는 이들 사이에선 ‘소탈남’으로 통한다. 현금영수증 카드를 들고 다니며 꼬박꼬박 영수증을 챙긴다. 특히 물건을 한번 쓰면 잘 안 바꾼다. 10년 넘은 낡은 안경집 ②을 계속 쓰는 것도 “바꿀 이유가 없어서”라는 게 그의 대답이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돈을 모아 산 리바이스 청바지에 대한 애착도 여전하다. 코듀로이(골덴) 재킷도 아내가 사준 것으로, 최근 직접 옷을 산 적이 없다. 돈이 있으면 책을 산다. 어린 시절 구멍가게를 하는 집안형편 때문에 옷 한두 벌로 계절을 났던 경험 때문인지도 모른다.



 별명으론 ‘Mr. 바른소리’ ‘경제실정 저격수’ 등이 있지만 스스로는 숫자 ‘2(이)1(한)9(구)’로 칭할 때가 많다. 인터넷 홈페이지 이름띠도 ‘화재신고는 119, 경제정책은 219’다.



가톨릭 신자(세례명 토마스 아퀴나스)지만 ‘불교성전’ ③을 수시로 읽는다. 모두가 세상에 분노하고 남 탓으로 돌리는데 불교는 번뇌를 어떻게 없앨 수 있는지 이야기해주는 것 같단다. ‘원망은 원망으로 풀리지 않는다. 참는 것으로써만 원망을 쉽게 풀어갈 수 있다’ 같은 구절을 좋아한다.



 워낙 다독(多讀)하는 편이라 의원실 책장엔 『자유의 적들』 『왜 도덕인가』 『정의의 역사』 『수퍼 자본주의』 같은 최신 서적도 잔뜩 꽂혀 있다. 책을 다 읽으면 ‘분양’하는 스타일이라 곧 또 다른 책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총선·대선이 몰린 해라 더 바빠질 것 같다. 경제 전문가라는 꼬리표를 넘어 정치의 격을 높이고 신뢰받는 정치판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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