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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박동 멈춘 채 태어난 아기, 15개월 뒤…

중앙일보 2012.01.28 00:05
출생 당시 심장이 멈춰있고 피가 흐르지 않는 상태였던 올리버 모건 [사진 = 더 선]


처음 세상의 빛을 본 아기는 울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심장이 뛰지 않고 몸에 피가 흐르지 않았다. 피가 통하지 않아 창백해진 아기를 바라보며 의료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사산(死産)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生)의 의지는 위대했다. 영국 일간 더선은 15개월 전 몸에 피가 통하지 않은 채 태어난 올리버 모건이 현재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올리버 모건 [사진 = 더 선]
올리버의 어머니 캐티 모건에게 출산 직후의 순간은 아직까지 악몽으로 남아 있다. 담당 의사가 난처한 표정으로 “아기의 심장이 뛰지 않는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켄트 주 메이드스턴 병원의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특수 인큐베이터에 아기를 넣고 지속적으로 심장 마사지를 하고 수혈을 했다 의료장비를 이용해 산소도 공급했다.



저체온으로 인한 뇌손상을 피할 수 없어 보였지만 일단 생명부터 살리고 보자는 의도였다.



25분 뒤 올리버의 심장 박동기에 미묘한 움직임이 일었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담당의사는 “지금까지 경험한 사례 중 가장 경이롭다”며 놀라워했다. 이후에도 의료진은 먹고 마시지 못하는 올리버를 위해 관을 삽입해 위장에 모유를 투여했다.



모건 가족. 아버지 제프, 어머니 캐티, 형 잭, 아기가 올리버 모건 [사진 = 더 선]


현재 올리버는 걸음마를 떼고 부모에게 틈만 나면 "숨바꼭질 하자"고 조를 정도로 건강한 상태다. 우려했던 뇌손상도 일어나지 않았다. 캐티 모건은 “맨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올리버는 죽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 옆에 앉아 행복하게 미소 짓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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