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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주변 "폐족 盧그룹보다 심할수도…" 한탄

중앙일보 2012.01.28 00:00 종합 4면 지면보기
2008년 9월 3일 당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오른쪽)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건강한 인터넷 문화 캠페인’ 선포식에 참석해 앉아 있다. [연합뉴스]


2008년 2월 권력 실세 중 실세로 꼽혔던 4인이 있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재오 의원 등 세 명과 소장파 정두언 의원이다. 이 중 이상득·이재오 의원과 최 위원장은 2007년 대선 국면에서 이명박 캠프의 최고 의결기구인 ‘6인 회의’ 멤버로 활동했다.

이상득·박희태·최시중 … 무너지는 MB계 핵심 실세들
대선캠프 6인회 멤버로 함께 활동
이재오 남았지만 당 중심서 멀어져
청와대, 최 위원장 후임 인선 착수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가능성도



 실세 중 실세 4명 중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오래 지속적으로 권력을 지탱했던 두 사람이 이상득 의원과 최 위원장이다. 각각 ‘영일대군’ ‘방통대군’으로 불렸을 정도로 두 사람은 누구도 부인 못할 이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이었다.



 그런 최 위원장이 27일 사퇴 기자회견을 했다. 본인은 부인했지만 자신의 ‘양아들’로 불렸던 정용욱 전 정책보좌관의 비리 연루 의혹이 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상득 의원은 이미 지난해 말 보좌진 비리 의혹이 터지자 4·11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이 대통령에겐 ‘두 개의 대들보’가 모두 무너진 격이다.



 청와대는 끝까지 최 위원장에 대한 예우를 했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최 위원장의 사퇴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 위원장이 25일 이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곤 “이 대통령은 최 위원장을 처음에는 말렸지만 최 위원장의 뜻이 워낙 강해 수용했다. 대통령은 대단히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이 의혹이 터져나왔을 때 당장 사퇴하지 않은 건 마치 떼밀려 나가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겠느냐”며 “검찰 기소 과정에서 정씨 연루 부분이 일절 없는 걸 보고 물러날 때가 된 것이라고 결론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전 보좌관 부분이 석명(釋明)돼 최 위원장이 물러나는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다른 분석도 있다. 최 위원장이 ‘용단’을 내린 모양새지만 지난해 이상득 의원이 보좌관 비리 와중에 4·11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던 방식처럼 실제론 청와대가 최 위원장을 설득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간 청와대 참모회의에선 “이 대통령이 집권 마지막 해에 제대로 일하기 위해선 각종 의혹을 확실히 털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시됐었다고 한다.



 청와대가 사퇴를 유도했든 안 했든 이제 이 대통령의 주변은 사실상 허허벌판이 됐다.



 이상득·최시중 두 사람뿐 아니라 6인회의 멤버였던 박희태 국회의장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상처를 입었다. 6명 중 3명이 정치적으로 몸이 성치 않은 상태인 셈이다. 여기에다 ‘왕차관’으로 불리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카메룬 다이아몬드 건 때문에 검찰수사 대상에 올랐다.



 정두언 의원은 이 대통령의 곁을 떠난 지 오래다. 이재오 의원 정도가 여의도를 지키고 있다곤 하나 그 역시 당의 구심에서 멀어져 자신의 당선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 주변에서 공공연하게 “2007년 폐족(廢族)이라고 자조했던 노무현 그룹보다 이명박계의 말로가 더 심할 수 있다”는 한탄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청와대는 최 위원장의 후임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최금락 수석은 “방통위원장 자리가 어느 정도 방송과 통신에 대한 인식도 있어야 하고 청문회라는 절차를 통과해야 하니까 결격사유가 없는 분으로 고를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후임자를 발표하려고 한다. 2월 초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6인 회의=2007년 대선 국면에서 운용됐던 이명박 캠프의 회의체. 멤버들이 모두 60∼70대여서 ‘원로회의’로 불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박희태 국회의장과 이재오 의원, 김덕룡 민화협 의장이 멤버였다. 이 중 이상득·최시중·이재오 세 사람이 핵심 역할을 했다. 2008년 4월 총선 과정에서 박희태 의장과 김덕룡 민화협 의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이재오 의원이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당내 소장파 그룹과 한때 뜻을 같이하면서 이들 사이도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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