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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차 해소 위해 … 빈곤국 휴대폰 10억 대에 교육 앱 보급을

중앙일보 2012.01.28 00:00 종합 6면 지면보기
빌 게이츠(왼쪽)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2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질병퇴치를 위해 7억5000만 달러를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어린이 질병 퇴치 후원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이 빌 게이츠 회장 옆에 세워져 있다. [다보스 AFP=연합뉴스]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둘째 날인 26일 토론은 더 이상 총론 수준이 아니었다. 자본주의가 위기라는 점은 이미 개막 순간 되물어볼 필요가 없는 사실이 됐다. 이 행사에 참석한 억만장자에게도 소득 불균형 문제는 ‘핫 이슈’였다. 둘째 날 글로벌 정치·비즈니스 리더는 ‘디테일(detail·각론)’을 다루기 시작했다. 그들이 자본주의를 소생시키기 위해 제시한 대안은 다채로웠다. ‘백화제방(百花齊放)’ 격이었다.

다보스서 쏟아진 ‘자본주의 소생’ 대안들
빌 게이츠, 질병퇴치 위해 8600억원 기부
모건스탠리 CEO 고먼 “경영진 보수 줄여야”



 WEF의 ‘젊은 리더(Young Global Leader)’는 세계화가 악화시킨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전화 솔루션을 제시했다. 젊은 리더의 대표인 마르조 드라코스는 “가난한 나라 사람이 내일의 삶을 한결 좋게 할 수 있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동전화 10억 대를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인인 드라코스는 첼리스트 출신 사회적 기업가다.



 젊은 리더가 구체적으로 내놓은 방안은 이동전화용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다. 드라코스 등은 그 프로그램을 ‘앱브리지(AppBridge)’라고 불렀다. 경제·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애플리케이션이란 얘기다. 젊은 리더는 올봄까지 시제품을 개발해 내놓을 예정이다. 프로젝트 추진 방식은 ‘집단협력’이다. 정보기술(IT) 전문가, 통신사, 빈곤 퇴치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교육 콘텐트를 결정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한다.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저개발국 질병 퇴치에 주목했다. 특히 그는 구체적인 목표로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제시했다. 그는 “해마다 수백만 명이 에이즈와 결핵 등으로 숨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7억5000만 달러(약 8600억원)를 이 질병을 퇴치하는 데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7억5000만 달러를 주식 등 자산이 아닌 그의 이름으로 발행된 약속어음으로 기부할 생각이다. 필요할 때 즉시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 각종 질병기금은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선진국이 재정위기를 이유로 지원금을 줄줄이 삭감해서다. 게이츠는 “위기는 빈곤국 지원금을 줄이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둘째 날 최고 명사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였다. 그는 자본주의 위기의 주요 원인인 유럽의 재정위기 해결책을 제시했다. ▶긴축 악순환을 피하기 위해 위기처방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유럽연합(EU)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 상한제를 도입하고 ▶역내 무역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출 것을 제안했다.



 캐머런은 “EU 리더가 지금까지 내놓은 처방은 효과가 없었다”며 “EU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하고 파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다보스에 대거 모여든 미국·유럽의 금융 리더는 금융위기 이후 찍힌 ‘공공의 적’이란 낙인을 지우기 위해 부심했다. 그들 사이에선 재정긴축과는 다른 ‘새로운 긴축’이 최대 화두였다. 경영진의 보너스 삭감이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고먼은 “임직원의 보수를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금융 리더는 순진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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