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원유 금수 후 첫 공식 의사
미 국무부“시간벌기용” 일축
이 같은 이란의 움직임은 극단적인 무력 충돌을 피하면서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라는 것이 서방의 시각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단순히 회담에 응하겠다는 말만으로는 우리가 제시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 핵프로그램의 전모를 공개하고 핵을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진정성이 확인돼야 한다는 의미다.
헤르만 네케르츠 사무부총장이 이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단은 29∼31일 이란을 방문한다. 이는 핵시설 방문 등 검증이 아니라 핵개발 의혹과 관련한 협상의 재개를 위한 것이라고 IAEA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양측 간 반짝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일부에서 조심스럽게 점친다. 군사적 공격과 경제적 제재만으로는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할 수 없으니 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스라엘군(IDF)의 한 고위 인사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치명적으로 타격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고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입장 차이가 워낙 커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은 작다.
이란과 서방 관계가 급랭하면서 원유 외에 곡물류나 공산품류의 교역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 유럽 은행은 최근 이란으로 수출되는 옥수수 등 곡물류에 대한 수출금융을 중단했다. 이란 리알화의 가치 가 달러당 1만4000리알에서 제재 조치 이후 2만2000리알까지 급락(급등)한 것도 교역에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