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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협상 카드’ 다시 꺼낸 아마디네자드

중앙일보 2012.01.28 00:00 종합 10면 지면보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이 핵협상에 다시 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핵무기를 개발할 시간을 벌려는 전형적인 강온 양면 전술이란 것이다. 이에 따라 양측의 강(强) 대 강(强) 대결은 누그러질 기미가 안 보인다.


EU 원유 금수 후 첫 공식 의사
미 국무부“시간벌기용” 일축

 26일(현지시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사진) 이란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럽연합(EU)의 원유 금수 조치 발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해 “논리와 권리를 갖춘 자가 왜 협상을 하지 않겠느냐”며 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25일 “이란이 원하는 협상 시기와 장소를 아메드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을 통해 EU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란은 서방의 제재를 비웃으며 선제적으로 석유 수출 중단 조치를 검토하는 등 역공 태세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란이 원유를 수출할 수 없다면 다른 누구도 못한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이란의 움직임은 극단적인 무력 충돌을 피하면서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라는 것이 서방의 시각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단순히 회담에 응하겠다는 말만으로는 우리가 제시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 핵프로그램의 전모를 공개하고 핵을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진정성이 확인돼야 한다는 의미다.



 헤르만 네케르츠 사무부총장이 이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단은 29∼31일 이란을 방문한다. 이는 핵시설 방문 등 검증이 아니라 핵개발 의혹과 관련한 협상의 재개를 위한 것이라고 IAEA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양측 간 반짝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일부에서 조심스럽게 점친다. 군사적 공격과 경제적 제재만으로는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할 수 없으니 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스라엘군(IDF)의 한 고위 인사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치명적으로 타격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고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입장 차이가 워낙 커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은 작다.



이란과 서방 관계가 급랭하면서 원유 외에 곡물류나 공산품류의 교역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 유럽 은행은 최근 이란으로 수출되는 옥수수 등 곡물류에 대한 수출금융을 중단했다. 이란 리알화의 가치 가 달러당 1만4000리알에서 제재 조치 이후 2만2000리알까지 급락(급등)한 것도 교역에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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