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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곡절 끝 외환은행 새 주인 … 하나금융 ‘넘버 2’ 도약

중앙일보 2012.01.28 00:00 종합 12면 지면보기
외환은행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 넘어간 지 9년 만에 새 주인을 찾았다. 국내 금융권은 ‘빅4(우리·하나·KB·신한) 체제’로 재편된다.


금융위,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 승인

 금융위원회는 27일 정례회의에서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신청을 승인했다. 론스타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아니라는 판단도 내렸다. 첫 계약 이후 14개월을 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이번 인수 성공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판도가 바뀌게 됐다.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작았던 하나금융은 단숨에 총자산 기준 국내 2위(366조5000억원)의 금융지주사로 올라선다. 한참 앞서 있던 KB금융과 신한지주를 간발의 차이로 제친 것이다. 이제 300조원대 비슷한 자산을 가진 4개사가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영업망을 대거 확충하게 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친 국내 점포 수(1009개)는 국민은행에 이은 2위, 해외 점포 수는 36개로 1위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들어오면 기업금융과 프라이빗뱅킹(PB), 신용카드 분야에서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건은 그동안 매각에 반대해 온 외환은행 직원을 어떻게 껴안고 가느냐다. 하나금융은 당분간 외환은행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투뱅크’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또 “점포와 인력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도 외환은행 김기철 노조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과 특혜로 점철된 인수 승인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먹튀의 대명사’였던 론스타는 드디어 한국을 떠난다. 한국에 진출한 지 14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8년5개월 만이다. 총 2조1549억원을 외환은행에 투자한 론스타는 이번 지분 매각을 포함해 총 6조8183억원(세전)을 받고 떠난다. 투자수익 4조6634억원(배당+블록세일+지분매각), 총수익률은 216%. 과거 국내 은행에 투자했던 외국계 사모펀드 못잖게 높은 수익률이다. 제일은행을 인수했던 뉴브리지캐피털은 5년간 230%, 한미은행에 투자했던 칼라일그룹은 3년여 만에 146.7%의 수익률을 올렸다.



 금융위의 어정쩡한 판정은 향후 논쟁거리를 남겼다. 금융위는 논란이 컸던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 문제에 대해 “법문상으로는 비금융주력자이지만 법의 취지나 론스타에 대한 신뢰 유지 측면에서 비금융주력자가 아니다”는 애매한 판단을 내렸다.



한애란·김혜미 기자



론스타 인수부터 매각까지



▶2003.8 론스타, 외환은행 공식 인수



▶2006.5 론스타, 국민은행과 지분 매매 계약



▶2007.9 론스타, HSBC와 외환은행 지분 매매 계약



▶2009.9 HSBC, 외환은행 인수 포기



▶2010.4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절차 개시



▶2010.11 하나금융, 론스타와 계약



▶2011.3  대법,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



▶2011.5  금융위, 외환은행 매각 승인 유보 발표



▶2011.10.25  금융위, 론스타에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



▶2011.12.2   하나금융, 외환은행 지분 매매계약 재연장 발표 (주당 1만1900원)



▶2012.5.18   론스타, 외환은행 초과 지분 매각 완료 시한(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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