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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CNK 주가조작’ 권력 실세 개입했나

중앙일보 2012.01.28 00:00 종합 30면 지면보기
씨엔케이(CNK)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사건 의혹이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뒤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비롯한 현 정부 실세 인물 다수가 관련됐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CNK사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 사실을 외교부 보도자료로 발표한 김은석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와 이 회사 주식 거래에 가담한 외교부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선에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박 전 차장과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 등에 대해선 조사 권한의 한계 등 이유를 들어 직접적인 관련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감사원은 박 전 실장과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 등이 김 대사, 오덕균 CNK 대표 등과 사전에 협의한 정황이 있음을 밝히고 검찰에 조사 결과를 넘겼다. 검찰은 곧바로 CNK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감사원 발표 직후 정태근(무소속) 의원은 “권력 실세와 관련된 2명 이상이 CNK사의 신주인수권을 싼값에 받았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고, 민주통합당 박영선 최고위원은 대통령 주변 실세들을 거론했다. 이들의 폭로가 사실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사실로 밝혀진다면 “다이아몬드 게이트”라고 부를 수 있는, 현 정권의 대표적 권력비리 사례가 될 만하다. 고위 공직자들의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외교부 공무원들의 불법적 거래만으로도 충분히 국민적 지탄을 받을 위중한 사안이다. 그러나 단순히 공직자 비리 차원을 넘어 권력 실세들이 다수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그 파장은 끝없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감사원 발표는 주로 김은석 대사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CNK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을 외교부가 나서서 홍보하는 과정 전반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동생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 수억원의 이익을 보도록 했다는 것이다. 특히 4억2000만 캐럿에 달한다는 CNK 측의 과도한 추정매장량 주장을 뒷받침하는 보도자료를 냄으로써 주가 급등에 거듭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감사원은 박영준 전 차관이 김 대사와 협의한 정황은 있으나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나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무차장 재직 시절 정부의 자원외교를 주도한 박영준 전 차관은 카메룬을 직접 방문해 CNK의 광산 개발권 획득을 지원했다. 이 과정 전체를 실무적으로 담당한 사람이 김 대사다. 그가 CNK의 과도한 추정 매장량을 무리하게 뒷받침하면서 주가 급등을 이끌어낸 점은 분명 의문이다. 잘나가던 엘리트 외교관이 왜 이처럼 무리한 행동을 했는지가 CNK 의혹의 핵심인 셈이다. 정치권의 의혹 제기도 이런 의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이 점을 최대한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야 한다. 정권 실세 다수가 관련된 것이 사실이라면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다. 검찰의 분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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