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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왈~ 맹자 왈~ 아빠와 함께 고전 읽고 생각 나눠요

중앙일보 2012.01.25 05:10 Week& 1면 지면보기
박재희 교수가 손자병법 죽간(종이를 발명하기전에 대나무로 만든 책)을 펼쳐 보이고 있다. 박교수는 짧은 구절로 이뤄진 단구를 통해 고전의 즐거움을 맛보길 권했다. [김진원 기자]




아이를 달라지게 하는 고전의 힘



학교폭력·비행 등 청소년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고전 교육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입시 위주 교육에 지친 청소년들의 인성을 다듬는 방편으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고전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성서를 활용해 인성과 지혜를 가르치는 유대인의 자녀교육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옛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는 뜻의 한자성어) 교육을 강조하는 이지성 작가와 포스코 전략대학 박재희 석좌교수에게 아이를 바꾸는 고전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글=김소엽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고전 문구에 대해 토론하며 생각하는 힘 키워



포스코 전략대학 석좌교수인 박재희 교수는 “대학 입시에서 논술을 강조하면서 고전 읽기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전은 어떤 문제를 보고, 이해하고 문제 속 의도를 파악하는 전반적인 시각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조선시대 양반가에선 매일 재미있는 고전 세미나가 열렸다”며 “고전의 한 문구를 갖고 아버지와 형제들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사물의 본질을 찾고 독해력과 사고력도 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전은 부모자식·형제자매·친구·선후배·스승과 제자의 관계 등 인간관계에 대한 해법을 담고 있어 청소년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전을 아이에게만 읽도록 권할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조선시대 양반가처럼 고전 세미나를 열어보면 어떨까”라며 “옛말에 집안이 흥하려면 글 읽는 소리가 담장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교생의 경우 시간 제약이 많아 원서를 읽기보다 짧은 글귀의 활용이 적합하다. 하루 10분 정도 시간을 할애해 단구를 보고 사색한다. 단구를 읽을 때는 음률을 넣어 읽어보자. 박 교수는 “랩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랩으로, 대중가요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대중가요에 맞춰 단구를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음률을 넣은 읽기는 눈으로 보고, 말하고, 듣고, 생각하며 자신의 감각을 깨워 사고의 확장을 가져온다. 고교생의 고전 지도 시에는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 모여 단구를 번갈아 가며 읽는 윤독(輪讀)을 해보자. 윤독은 상대의 생각까지 이해하는 힘을 길러줘 토론과 논술에 강한 아이로 만든다. 박 교수 역시, 5년째 가족단위 대상으로 매달 넷째 주 토요일에 고전 무료 공개 강좌를 열고 있다. 그는 “짧은 문장이라도 가족이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분명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이지성 작가
고전에 담긴 깊은 뜻 오래 생각토록 해야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이지성 작가는 빈민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인문고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전에 담긴 선조들의 이야기와 지혜를 들려주며 가난의 세습을 막고 자존감을 키워주고 싶었다.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고전 수업은 현직 교사들의 자원봉사가 함께한다. 서울역·왕십리·부산 등 3개 지역 공부방에서 아이들의 변화는 짧게는 3개월부터 시작됐다. 이 작가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고 학습의지를 잃었던 아이들이 전국 저소득층 공부방 대상 학습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에게 논어의 ‘인(仁)과 예(禮)’를 얘기하며 왕따에서 리더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논어』를, 올해는 『플라톤』을 갖고 공부하고 있으며 주 1회 아이들에게 고전 문구를 전해주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했다. 이 작가는“1년에 한 권씩 목표를 정해 차근차근 고전과 친해져 보자”고 제안했다. “과학의 기본은 뉴턴과 갈릴레이의 고전에서, 수학은 피타고라스와 데카르트에서, 논술과 언어·토론은 플라톤·공자·셰익스피어에서 과목별 원리를 익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전을 처음 읽을 때는 먼저 읽어보고 직접 베껴 써보며 뜻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깊은 사색은 창의력과 사고력으로 이어져 학습적 원리이해를 돕는다”며 사색을 권했다. 고전을 지도할 때 엄마는 아이와 동일한 책을 읽고 마찬가지로 직접 써봐야 한다. 이후 서로 의견을 나눠본다. 이 작가는 “‘왜 이 말을 했을까?’ 이 물음이 고전 활용의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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