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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지갑 속에 담긴 사랑과 유호덕(攸好德)

중앙일보 2012.01.20 03:30 11면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설 명절에는 세배를 하고 어른들은 “복 많이 받으라” 는 덕담을 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다섯 가지 복 오복을 누리기 원한다. 다섯 가지 복은 사서삼경 중 서경(홍범편)에 있는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의 복을 말한다.



 그러나 일반 서민들은 유호덕, 고종명 대신에 자손의 번성과 치아가 좋아야 한다, 또는 부부간 해로를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알고 있기도 하다. 수(壽), 부(富), 강녕(康寧)은 어느 정도 누리며 사는 것 같다.



 100세 이상의 장수자가 1836명이라는 인구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 주고 있다. 굶주림의 가난에서 벗어나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현실이 다행스럽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유호덕으로 고종명을 맞아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유호덕은 자기 일생 동안 앞일을 계획해 덕을 쌓는 것을 의미 한다. 많은 베 품을 실천해야 하므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한 잡지사가 현대인이 바라는 오복을 조사한 결과 건강, 배우자, 재력, 직업(일), 친구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고 한다. 그리고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복에 추가할 한 가지 복을 더 묻자 ‘조실부모’라고 답했다고 한다. 젊은이들 인식이 너무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언젠가 한 가게 주인이 쓴 감동적인 체험 글을 소개하며 마무리 하고자 한다. ‘지갑 속에 담긴 사랑’이란 제목의 글인데, 올 한 해는 모든 분들이 복 많이 받고, 유호덕을 베푸는 해가 되길 기원하며 내용을 적는다.



 40대 남자 손님은 가게 주인에게 여자지갑의 모양을 열심히 설명했다. 다행이 원하는 모양과 같은 지갑이 있어 구입했다. 그리고 나서 만원 짜리를 한참 세어 방금 구입한 지갑에 돈을 넣었다. 그리고 지갑을 샀으니 가게 앞으로 나오라고 부인에게 전화를 했다. “지갑만 사드려도 좋아할 텐데 돈까지 그렇게 많이 넣어주세요? 부인 생일인가 봐요.”



 가게 주인은 부러운 표정으로 그 손님에게 물었다. “아니에요. 우리 집 사람이 지갑을 잃어버리고 집에 와서 너무 우울해 하길래 위로해 주려고요. 잃어버린 것과 같은 지갑에 잃어버린 만큼의 돈을 넣었으니 그 일 깨끗이 잊고 힘내라고요.”



 곱게 포장된 지갑을 양복 안주머니에 넣고 가게 문을 나서는 손님의 뒷모습을 보며 작은 감동이 밀려왔다고 한다. 나라면 어땠을까? 지갑 하나 제대로 간수 못해 빠뜨리고 다닌다며 가뜩이나 심란한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지 않을까… 그 후로 가게 주인은 누군가 실수를 하면 그 손님을 떠올린다고 한다.



안창옥 충남웰다잉협회 천안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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