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3년 된 문화회관 재건축 “예산 낭비” “낡아 위험”

중앙일보 2012.01.20 00:00 종합 17면 지면보기
대전시 중구 문화동에 있는 연정국악문화회관(옛 대전시민회관) 전경. 시는 33년 된 이 건물을 헐고 문화예술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가 추진 중인 문화예술센터 건립 문제를 놓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문화예술센터는 지은 지 33년 된 연정국악문화회관(옛 대전시민회관)을 헐고 그 자리에 짓는다. 이 때문에 “아직 쓸만한 건물을 굳이 지금 헐고 새로 짓는 것은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현 충남도청 건물 등 문화예술센터 건립 공간을 중심으로 반경 1∼2㎞ 안에 유사 기능의 문화시설이 잇따라 들어서 ‘중복투자’ 성격도 있다.


착공 앞두고 대전시·시민단체 다툼

 시는 중구 문화동에 있는 연정국악문화회관을 헐고, 사업비 280억 원을 들여 문화예술센터를 짓는다. 사업비 280억 원 가운데 국비는 20억원이고 나머지는 시 예산이다. 지하 2층, 지상 5층(8500㎡) 규모다. 여기에는 300석 규모의 공연장과 전시장(4개),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또 대전시 문화재단, 대전예총 등 각종 기관이 입주할 예정이다. 시는 당초 문화예술센터를 올해 상반기 안에 착공, 2014년 5월쯤 완공할 계획이었다.



 연정국악문화회관은 1979년에 건립된 대전의 상징적인 건물이다. 대극장(1000석)·소극장(300석)등 공연장 2곳과 전시실 2곳 등이 있다. 대전시는 연정국악원 건물이 낡아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문화예술과 김동욱 계장은 “공연장이 낡아 안전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건물을 리모델링해도 200억원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물 철거 비용은 15억원 이상 될 전망이다.



 반면 시민단체 입장은 다르다. 쓸만한 건물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것이다. 대전문화연대 박은숙 사무국장은 “지은 지 30년이 조금 넘은 건물을 철거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대전의 상징건물인 만큼 더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회관 건립 당시 시장을 지낸 A씨도 “기념비적 건물을 꼭 철거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복투자 논란도 일고 있다. 대전시는 2014년까지 477억원을 들여 동구 원동 현 동구청사 부지에 대전청소년종합문화센터(1만4000㎡)를 짓는다. 연정국악문화회관과는 약 2㎞ 떨어져 있다. 이곳에는 ▶공연장(400석) ▶강당 ▶체육관 등을 갖춘다.



 시는 이와 함께 연정국악문화회관과 500m거리인 선화동 충남도청 공간에도 문화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충남도청이 올해 말 이전하면 이곳을 ‘문화예술 창작복합단지’로 꾸민다는 것이다. 창작복합단지는 ▶박물관 창작지구 ▶문화예술 창작 비즈니스지구로 나눠 개발한다. 2014년까지 1단계로 박물관창작지구(2만5456㎡)에 1000㎡규모의 전시공간과 공연장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 사업에는 1700억원 이상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대전시에는 서구 만년동에 1500석의 대규모 공연장 등을 갖춘 예술의 전당이 있다.



충남대 육동일(자치행정학과)교수는 “문화예술 공간에 대한 전체적인 밑그림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단 짓고보자’는 식의 사업을 추진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