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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수의 희망이야기] 1월은

중앙일보 2012.01.20 00:00 종합 25면 지면보기
손병수
논설위원
“January is not for resolution, but for solution.” 우리말로는 “1월은 결심(決心)이 아닌 결행(決行)하는 달입니다.” 1년 전 이맘때 미국 뉴욕의 어느 헬스클럽에서 본 글입니다. 트레이너에게 물어봤습니다. “누가 한 말씀이지요?” “나도 몰라요. 우리 헬스클럽에서 매년 1월 중순에 내거는 문장입니다.”



 해마다 1월이면 많은 사람이 계획을 세웁니다. 오세영 시인은 ‘1월’이라는 시에서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의 캔버스…’라 했습니다. 순백의 캔버스에 하나씩 올해의 꿈과 희망을 그려가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또 설렙니다. 신년 계획의 단골 메뉴는 재산과 건강, 공부와 승진 같은 것이지요. 올해도 마찬가집니다. 한 온라인 조사 전문기업의 설문 결과 2012년 신년 계획 가운데 1위는 돈 모으기(36%)였고, 2위는 다이어트와 금연 등을 망라한 건강관리(32%), 3위가 학업이나 직장 관련 목표 성취(24.7%)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대상자 세 명 중 한 명은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한 해를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답했지요.



 문제는 계획만 하면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계획은 실행으로 가는 첫걸음일 뿐입니다. 한 해의 꿈을 그리던 정초의 설렘은 하루, 이틀 지나면서 사라져 갑니다. 결심이 사흘을 못 넘긴다는 작심삼일이 무수히 되풀이됩니다. 방학 중인 학생들보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 쫓기는 성인들은 1월 중순이 되면 아예 계획조차 잊어버리는 사례가 속출합니다. 앞서 인용한 헬스클럽처럼 정초의 결심을 상기시키려는 시도가 집중되는 것도 이 무렵입니다. 어제 출근길 지하철 역에서 받은 광고전단은 ‘작심삼일 이벤트’가 제목이더군요. 연속해서 3일만 운동하면 2만5000원짜리 뷔페 식사권을 준다는 어느 헬스클럽의 광고였습니다. 1월 이맘때가 신년의 꿈과 연약한 의지 사이에서 번민이 가장 심할 때라는 방증이겠지요.



 작심삼일은 사실 너무나 당연한 말입니다. 세상은 무엇이든 결심한 지 사흘 만에 이룰 정도로 간단하지 않습니다. 스케이트 사흘 탄다고 선수급이 됩니까. 담배 사흘 안 피웠다고 금연을 자신할 수 있나요. 중요한 것은 결심(resolution)보다 해법을 찾는 결행(solution)이지요. 작심삼일이라고 체념하거나 포기해 버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베스트 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더딘 것을 염려하지 말고, 멈출 것을 염려하라.” 아직 시간은 많습니다. 결심을 꼭 1월에만 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목필균 시인의 ‘1월에는’이 속삭이듯 알려줍니다. ‘…올해도 작심삼일, 벌써 끝이 보인다고/ 실망하지 말아요/ 1월에는/ 열한 달이나 남은 긴 여유가 있다는 것…’. 며칠 후면 설날, 음력 1월입니다. 신년 계획을 음력 1월에 세우면 안 된다는 법도 없답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마세요. 그 계획에 담은 꿈과 희망을.



손병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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