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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지나면 지겨워지는 설 음식 활용법

중앙일보 2012.01.17 06:00
명절 후 찬밥 신세가 된 나물과 전, 과일 같은 음식도 조리법에 따라 색다른 요리가 된다. 사진은 말린 과일과 채계장, 양념전.



각종 나물 넣고 끓여낸 채계탕에, 양념 묻혀 구운 전 곁들여 보세요

명절을 맞아 정성 들여 전을 지지고 고기도 볶고 나물을 무쳐 푸짐하게 준비한다. 그러나 명절 후 시간이 지나면서 음식은 냉장고를 들락거리다가 결국 냉동실 한 켠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냉동실을 차지하고 있던 음식은 마침내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명절마다 반복되는 이런 일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리연구가 문인영(101레시피) 실장에게 지혜롭게 설 음식을 준비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들어봤다.



● 나물



 명절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삼색나물이다. 고사리와 도라지, 콩나물, 무, 시금치 등으로 세가지 색 나물을 준비하는 게 보통이다. 차례상에 올리는 나물에는 파와 마늘을 넣지 않는다. 평소 이런 양념 맛에 익숙하다면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때는 깨를 곱게 갈아 뿌려주면 나물의 담백함과 어우러져 맛이 좋다. 조림 요리를 한 프라이팬을 활용하면 별도의 양념 없이 간단하게 고사리 나물을 만들 수 있다. 팬에 묻어 있는 양념이 자연스레 고사리에 밸 뿐 아니라 고사리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나지 않는다. 무와 콩나물은 함께 삶을 수 있는데 물을 자작하게 넣고 약한 불에서 찌듯이 삶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남은 나물 요리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명절 음식의 느끼한 맛이 싫증이 날 때는 나물을 이용해 채계장을 끓인다. 버섯으로 육수를 낸 후 나물과 고춧가루를 넣어 끓이기 때문에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난다. 나물을 잘게 다져 흰쌀과 함께 끓여낸 나물죽과, 불린 당면에 나물과 청량고추를 넣어 만든 매콤한 맛의 잡채도 만들 수 있다. 남은 나물은 냉동실에 넣어 보관하는데 물기를 꼭 짜서 두면 수분이 사라져 쉽게 바스러진다. 따라서 나물 삶은 물을 조금 넣어서 함께 보관하는 것이 좋다. 국에 넣을 때는 냉동한 상태 그대로 넣고 다른 요리에 활용할 때는 냉장실에서 해동 후 사용한다.



● 전



 전을 만들 때 기본이 되는 밀가루는 잘못 계산하면 남기 쉽다. 이때는 계란과 밀가루를 모두 사용하는 전과, 밀가루만 사용하는 것으로 나눠 작업한다. 전유어와 동그랑땡처럼 계란과 밀가루를 모두 사용하는 것을 먼저 지지고, 배추전·미나리전·부추전 처럼 밀가루 옷을 입혀 지지는 것을 나중에 한다. 전유어와 동그랑땡을 먼저 조리한 후 남은 밀가루를 사용해 부침 옷을 만들면 밀가루 낭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은 간장을 찍어 먹기 때문에 간에 소홀하기 쉬운데 부침 옷에 소금을 약간 넣는 것이 좋다.



 전도 시간이 지날수록 ?찬밥?이 되기 쉽다. 남은 전을 다시 데울 때는 전 자체에 기름이 많기 때문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간장과 고춧가루, 마늘을 넣어 양념을 만들어 전에 묻혀 지지면 느끼한 맛은 줄고 감칠맛이 살아난다. 또한 김치를 넣어 김치전골을 만들거나 채소랑 함께 월남쌈으로도 즐길 수 있다. 전을 보관할 때는 같은 전끼리 묶어서 보관하기 보다 여러 종류의 전을 모아 한 번에 먹을 양으로 나눠서 보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기름기 있는 채로 냉동실에 넣으면 기름 특유의 찌든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키친타월로 기름기를 제거한 후 보관한다.

 

● 떡·과일



 음력 새해 첫날 가족이 함께 하는 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가 떡국이다. 떡을 미리 사뒀다 냉동실에 보관했다면 찬물에 30분 정도 불려서 사용한다. 냉동한 채로 떡국에 넣으면 속은 부드러워지지 않고 겉은 불어 터지기 십상이다. 남은 가래떡은 채소를 넣어 궁중떡볶이로 만들거나, 고추장으로 매콤하게 양념한 후 전과 함께 볶아먹어도 괜찮다. 온 가족 간식으로 손색이 없다. 또한 겨울철에 즐겨 먹는 단팥죽과 호박죽에 새알 대신 활용할 수 있다.



 차례상에 오른 과일은 윗부분을 잘라 놓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을 수 없다. 남은 과일을 썰어 말려서 말린 과일로 즐기거나 플레인 요거트에 뿌려먹으면 훌륭한 디저트가 된다. 과일의 단 맛이 덜하거나 과일이 많이 남았다면 설탕을 넣고 재워서 과일차로 즐긴다. 잼으로 만들어 두고두고 먹는 방법도 있다. 남은 배추와 무는 과일을 넣어 겉절이를 담그면 상큼한 과일 김치로 활용할 수 있다. 배는 즙을 내어 오랜 시간 뭉근하게 끓이면 조청처럼 된다. 여러 요리에 설탕 대신 쓸 수 있어 좋다.



설 음식 활용 레시피



1. 채계장



- 재료: 고사리 나물 100g, 시금치 나물 100g, 숙주 100g, 건표고버섯 4개분, 대파 1/2대, 고춧가루 1큰술, 다진마늘 2작은술, 다시마물 8컵, 조선간장 1큰술, 소금 약간, 고추기름 2큰술



- 만드는 방법

① 달군 냄비에 고추기름을 두른 후 건표고버섯을 넣고 볶아준다.

② 표고버섯이 노릇해지면 고사리 나물, 숙주, 다진마늘, 고춧가루, 다진마늘을 넣고 붓고 푹 끓여준다.

③ 대파는 10cm 길이로 잘라 가늘게 채썬다.

④ 국물 맛이 우러나면 시금치와 대파를 넣고 10분 정도 더 끓인 후 조선간장과 소금으로 간한다.

 

2. 양념전



- 재료: 동그랑땡 4개, 고추전 2개, 산적 2개, 대구전 4개, 조선간장 1큰술, 물 1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고춧가루 1작은술, 부침용 기름 적당량

 

- 만드는 방법

① 전은 모두 노릇하게 부친다.

② 부친 전을 빈 접시에 옮겨 둔다. 분량의 조선간장과 물, 다진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③ 2가 끓으면 불을 약하게 하고 전에 맛이 베이도록 앞뒤로 골고루 묻힌 후 중간불에서 다시 노릇하게 타지 않도록 굽는다.



◆요리연구가 문인영실장=요리연구가이자 푸드스타일리스트다. 신문, 방송, 잡지 같은 매체뿐 아니라 하겐다즈와 본죽, 조선호텔베이커리 등 다양한 업체의 요리 스타일링과 메뉴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요리책 『싱글만찬』『헬로 코리안 푸드』의 저자로 2월에는 『칼로리 다이어트』를 출간할 예정이다. 현재 쿠킹 스튜디오 ‘101레시피’를 운영하고 있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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