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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연구소’ 주식으로 대박 터트린 사람들의 투자 성격

중앙일보 2012.01.17 05:05 Week& 7면 지면보기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 교수
“주식투자하는 사람의 심리를 알 수 있어요? 사람마다 각기 다른 투자방식을 선호하잖아요. 성격에 따라 다른 투자 행동이 나올 것 같은데요?”


황상민의 부자 탐구 (17) 주식투자와 승부사 기질

 증권업계에 종사한다는 분이었다. ‘개인의 성격이 각자 다른 삶의 방식을 만든다’는 주제의 강의 후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예, 그렇습니다. 각자의 ‘투자성향’을 살피면, 실적이 좋은 사람들의 특성이나 또 나름 위험 관리를 잘하는 분의 특성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요. 어떤 분은 왜 계속 실수를 하는지도 알 수 있고요.”



 사람의 마음을 탐색하는 눈을 주식투자 행동에 적용한 필자의 연구는 이렇게 시작됐다. 주식투자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주식 종목을 볼까?



 ‘성장률(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등) 예상치, PER(주가수익비율)의 수준, 산업 내 기업의 지배적 위치, EPS(주당순이익)의 변화추이, 현금흐름의 수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의 수준, 다음 분기 실적 기대감, ROA(총자산이익률)와 ROE(자기자본이익률) 등등’.



 암호코드 같은 이들 용어는 보통 가치투자 입문서나 애널리스트 리포트에 등장한다. 업계 전문가들이 매매 종목의 판단 근거로 사용한다는 지표들이기도 하다. 분명 기업 가치에 대한 믿음의 근거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정말 특정 종목을 사거나 파는 의사결정의 순간에 이런 기준들로 판단할까?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 노련한 투자 전문가라면 무의식 중에 이들을 고려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통 변동성이 큰 시기라면 이런 지표들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사라진다. 상식과 기준이 아닌 더 분명하고 확실한 기준을 찾고 싶은 심리 때문이다.



 최근 ‘안철수연구소’ 주가 급등 사례가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 어떤 개인 투자자는 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때, 이 회사 주식을 꾸준히 사 모았다고 한다. 소위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분명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이다. ‘상식을 따를 것인가, 상식에 벗어난 행동을 할 것인가’의 문제가 투자자의 고민이다. 주식투자가 각자의 삶의 태도, 마음을 보여주는 이유다.



 주식투자로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마음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하는 자신의 마음, 조언을 주는 전문가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야 한다. 보통 전문가는 ‘정답을 이야기하는’ 마음이다. 모범생 같은 멘털리티에, 또 그렇게 보이려 한다. 튀는 행동과 생각을 경계한다. 정답을 찾는 마음이 만들어낸 태도다. 이들의 인간적인 고민은 당신들이 믿는 ‘정답’과 본인이 실제 하는 행동이 ‘그때 그때’ 달라진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차·화·정(자동차·정유·화학업종)’이 정답이라고 따라가면서도, 동시에 ‘창조적 사고’와 ‘혁신적 활동’을 언급한다. 상식에서 벗어나야 남과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기 때문이다.



 주식에 투자해 돈을 버는 사람들은 대개 가격의 변동을 즐기는 성향을 갖고 있다. 마치 도박에서 베팅할 때와 빠질 때 같은 긴장감을 게임하듯 즐긴다. 말 그대로 ‘고위험, 고수익’이다. 그렇다고 도박사의 투자 결과가 좋다는 뜻은 아니다. 화려한 게임을 벌이다 보니 결과도 ‘남 보기’에 튀어보일 때도 많다. 인간이 생존게임을 계속 하기는 힘들다. 계속 좋은 수익을 얻기 힘든 이유이자,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야 하는 이유다. 어차피 승부사적 기질이 있어야 주식투자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새해에 주식투자로 부자가 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마음부터 살펴볼 일이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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