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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비효율, 예산 중복” vs 생활체육회 “설립근거·목적 달라”

중앙일보 2012.01.17 03:30 1면 지면보기
천안시가 시체육회와 생활체육회의 전면 통합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생활체육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천안시가 양 체육회의 통합 추진을 위한 준비기획단을 구성하자 생활체육회는 ‘지역생활체육회의 강제 해산이 규정과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맞서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천안시 통합체육회(가칭) 추진 논란

 천안시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체육단체의 이원화에서 오는 체육 행정의 비효율성과 중복된 예산을 줄이고 대외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양 단체간 통합을 적극 권고하고 있으며 전국의 광역, 기초자치단체의 상당수가 체육회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또 지역 경기단체 중 7개 경기단체(테니스, 검도, 배드민턴, 볼링, 게이트볼, 핸드볼, 승마)가 회장(체육회·생활체육회)을 겸직하고 있어 사실상 하나의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과 인건비(5000만원), 행사지원보조금(1억1400만원) 등 1억9400만원 가량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체육회는 이 같은 주장이 통합추진을 강행하려는 천안시의 억지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생활체육회에 따르면 현재 양 단체의 상급기관인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가 분리 운영되고 있으며 충남도도 양 단체의 사무처를 분리한 가운데 도지사가 회장을 겸직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 또 충남 16개 시군 중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시·군은 단 2곳 뿐 이다. 이 중 논산시는 지난해 12월28일 논산시장이 체육회와 생활체육회 회장을 겸직하되 양 단체의 사무처는 기존대로 분리해 운영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으며 연기군 역시 임의통합 후 충남생활체육회로부터 사고단체로 통보 받은 후 군수가 겸직하는 것으로 재수정해 추진 중이다.

천안시가 체육회 통합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통합준비 기획단까지 구성하자 이를 반대하는 천안시생활체육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조영회 기자]


예산 낭비 누구 탓인가



예산절감에 대한 의견도 상충하고 있다. 천안시는 양 단체가 통합이 되면 중복예산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생활체육회는 천안시의 방만한 태도가 예산낭비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생활체육회 관계자는 “체육회와 생활체육회는 설립근거와 목적이 엄연히 다르다. 체육회가 엘리트육성으로 전문체육인을 양성하는데 목적이 있다면 생활체육회는 시민 삶의 질 향상을 통한 여가선용과 생활체육동호인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천안시는 이미 생활체육회에서 주관하고 있는 동호인 대회와 유사한 대회를 시체육회 승인 후 보조금을 지급해 결과적으로 보면 스스로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천안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 중 축구, 탁구, 배드민턴, 핸드볼 종목의 경우 생활체육회가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대회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호인들이 참여하는 유사한 대회를 체육회가 주관함으로써 중복예산 지원에 따른 예산낭비를 초래했다는 것. 또 천안시가 회장(체육회·생활체육회)을 겸직해 예산이 중복된다고 주장하는 7개 종목도 전체 50여 개 종목 중 7개 종목에만 국한된 현상인데다 이 중 배드민턴과 볼링을 제외한 5개 종목은 아예 대회가 없거나 생활체육회가 단독으로 주관하는 대회여서 중복예산의 주 요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위법 여부가 관건



이와 함께 통합체육회와 관련된 법률 검토 사항도 문제가 되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회나 시도생활체육회의 규정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아 시행되는 규정으로 지역생활체육회에서 임의의 제·개정, 폐지는 명백한 규정위반이며 지역생활체육회에 대해 자치단체장이 설립이나 해산에 관여하는 것은 법률 위반이라는 것. 또 지역생활체육회가 해산할 경우 지도자 배치를 철회해 타 지역 생활체육회를 통해 수요조사 후 재배치가 가능하다. 결국 통합이 된다 해도 체육회와 생활체육회, 양 단체의 공존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충남생활체육회 관계자는 “체육회와 생활체육회 통합은 규정에 없을 뿐 더러 ‘통합’이라는 문구를 쓰는 것 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양대 기구는 기존 그대로 유지하되 지자체장이 회장을 겸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생활체육회 관계자는 “천안시가 통합을 주장하는 가장 큰 요인이 중복예산 낭비와 비효율성인데 이는 업무 중립성을 통해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업무를 엄격히 구분하면 모두 해결될 일”이라며 “시는 경기도가 양 단체를 통합했다고 주장하지만 수원시와 성남시를 보면 생활체육회가 시민체전 등 일반 시민과 동호인들이 활동하는 모든 대회를 관장하고, 체육회는 도민체전을 비롯, 학생체육대회나 실업팀(직장팀)이 출전하는 아마추어 대회를 관장해 양 단체 간 목적에 맞게 잘 운영하고 있다. 부디 천안시의 현명한 판단이 있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통합체육회(가칭) 추진은 체육단체의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성과 중복예산 낭비를 막기 위함이다. 이 때문에 반대가 있다 하더라고 추진할 것이다. 또 절약되는 예산은 비인기 종목을 지원하는데 쓰여질 것”이라며 “그러나 법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연말 양 체육회별 통합계획 설명회를 가진 천안시는 10일 통합준비 기획단을 구성했으며 2월 초 총회를 개최하고 정관승인, 임원선출, 기타 운영사항 등을 최종 결의한 뒤 2월 중 통합된 천안시 체육회를 출범한다는 내용의 통합추진 일정을 확정했다. 그러나 시생활체육회는 인구 50만명 이상인 타 지역의 통합 사례와 법률적인 사항을 검토한 후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통합체육회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진섭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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