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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혼 “한국과 논의할 이슈 많다”

중앙일보 2012.01.17 03:00 종합 14면 지면보기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이 16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하자마자 곧 시내 모처에서 김태효(사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과 예정에 없던 비공개 만찬을 함께했다. 김 기획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핵심 참모다.


김태효와 예정 없던 만찬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청와대 생각 탐색한 듯

 정부 관계자는 이날 “두 사람이 양국 정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서로 탐색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인혼 조정관으로선 특히 청와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김 기획관과 만났을 것”이라며 “두 사람은 오랜 친구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김 기획관은 외교안보연구원 교수이던 2002년부터 대량살상무기(WMD)·군축·비확산 등 국제회의 무대에서 아인혼과 만나 친분을 다져온 사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본적으로 양국 정부 모두 이번 논의가 이란은 물론 북한과 중동의 비핵화 프로세스에 도움이 돼야 하고 동맹국들의 경제에 과도한 부담이 돼 안 된다는 윈-윈(win-win)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미국의 국방수권법이 발효되기 전인 지난달 초에도 방한해 이란 제재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날도 아인혼 조정관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이란으로부터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유용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 왔다”며 “(한 달 새) 논의가 필요한 다른 이슈들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에 이란 의존도가 높다는 점(전체 원유 수입량의 9.7%)을 들어 국방수권법 적용을 유예받거나 예외로 인정받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다만 내부적으론 “국방수권법은 미국과 비즈니스를 하고 싶으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외길”(청와대 관계자)이란 인식에서 어느 정도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은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강하게 요구하고 한국이 마지못해 하는 구조가 돼선 안 된다는 뜻도 양국 간에 하고 있다”고 전 했다. 올해 총선·대선을 앞두고 자칫 반미 이슈로로 번지게 해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아인혼 조정관은 17일 외교통상부·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를 찾는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감축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숫자가 오갈 것 같진 않다. “아직 토론을 한참 더해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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