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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반대 세력 모두 모아 정권 심판할 것

중앙일보 2012.01.17 00:11 종합 4면 지면보기
16일 오전 6시30분 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 입구. 전날 전당대회에서 민주통합당의 당수에 오른 한명숙 대표가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렸다. 시장 조합장이 “대한민국 대표님을 환영한다”며 꽃다발을 전달했다.


한명숙 대표 취임 첫날
DJ 참배, 이희호 여사 예방

 한 대표는 중간에 정육식당에 들렀다. 미리 예약이 돼 있었다. 10개가 넘는 테이블에 불판이 모두 깔려 있었지만, 순댓국만 시켜 먹었다. 그는 시장을 떠나며 “소비자는 물가가 올라 고기 한번 먹기 힘든데, 산지 소값은 떨어지고 있다”며 “수입이 물밀 듯이 들어오니, FTA(자유무역협정)도 있고, …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도 고려해야 하고 환율도(고물가에 대응해)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서민·반(反)FTA, 그리고 소비자에 맞는 환율, 그의 첫 행보에 향후 당의 움직임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축산시장 방문이 정책의 방향을 보여줬다면, 이후 일정은 당 통합의 메시지 전파에 충실했다. 시장을 떠난 한 대표는 곧장 국립현충원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2012년 승리의 역사를 쓰겠습니다”고 썼다.



 그는 이어 국회로 와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새 지도부는 정권을 심판하고 바꿔 달라는 요구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겠다. 총선 승리를 위해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개인이 힘을 모을 수 있는 작업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회 일정을 마친 한 대표는 김대중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전날 대표 선출 직후 “나는 친노(親盧)가 아니라 친DJ”라고 말한 것을 행동으로 다시 보여준 셈이다. 친노 이미지만으론 옛 민주당을 아우를 수 없고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새 지도부의 판단이다. 문성근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노세력이라는 말이 민주세력을)갈라치기 하려는 느낌”이라며 “친노 부활은 온당한 평가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 역시 “나도 김대중 대통령과 관계 있다”고 강조했다. 신임 지도부는 오는 18일 부산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봉하마을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어 19일에는 광주를 방문해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하는 문제를 놓고 한명숙 대표실과 논의했다. 관례대로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직접 배달키로 했다. 시기는 “17일 오후쯤 될 것 같다”(청와대 관계자)고 한다. 청와대는 공개적으론 한 대표 체제의 출범 자체에 대해선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대체적으론 우려하는 분위기다. 일부 인사는 “친노 세력이 워낙 격앙돼 있지 않으냐. 갑갑한 상황”이라고 했다.



강인식·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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