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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중에 유증기 제거, 기름운반선 안전수칙 어겼다

중앙일보 2012.01.17 00:00 종합 18면 지면보기
지난 15일 옹진군 자월도 인근 해상에서 폭발한 두라3호에서 16일 대형 크레인선 등을 동원해 사고 수습과 함께 남은 기름을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해상 폭발로 두 동강 난 유류운반선 두라3호 사고는 안전을 소홀히 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거 뒤에 이동이 원칙



 16일 인천해경에 따르면 15일 오전 6시30분 인천항을 출항한 두라3호는 오전 8시5분쯤 인천 자월도 인근 해역에서 폭발과 함께 두 동강 났다. 해상 이동 중 유증기(油蒸氣)를 빼는 작업을 하던 도중이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2만t급 이상 선박(외항선)은 유류 하역 후 유증기를 빼내고 유류탱크를 청소해야 출항이 허용된다. 그러나 2만t급 미만 연안 운항 선박은 대부분 해상 이동 중 유증기 제거와 탱크 청소 작업을 한다. 위험은 이 과정에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에서 유류 운반업을 하는 김모씨는 “4000t급 유류 운반선이면 유증기를 다 빼내는 데만 4∼5시간이 소요된다”며 “유증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정전기 등 미세한 발화 요인도 큰 사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송풍기를 이용해 유증기를 빼내거나 호스로 물청소를 할 때 이들 기기를 서서히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촉박한 항해 일정 때문에 이런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두라3호가 출항 1시간 35분 만에 폭발한 것은 유증기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탱크 안에 들어가 청소작업을 벌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두라3호 안상원(57) 선장은 경찰 조사에서 “선원 11명이 유류 저장탱크에서 잔량 제거 작업에 들어간 지 20~30분 만에 폭발이 일어났다”며 해상 이동 중 유증기 제거 작업을 벌였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사망자 5명 중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던 2명 중 1명은 박양기(갑판장·66)씨로 밝혀졌다. 이로써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박양기씨와 이진수(20)씨, 뗏나잉원(37), 묘민자우(31) 등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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