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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보다 더 대처 같다” … 역시 메릴 스트리프

중앙일보 2012.01.17 00:00 종합 26면 지면보기
‘철의 여인’으로 골든글로브를 거머쥔 메릴 스트리프.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시스]
1970년대 못생겼다는 이유로 영화 ‘킹콩’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셨던 여배우. 그가 지금은 ‘아카데미가 가장 사랑하는 배우’에 오르며 각종 상을 휩쓸고 있다. ‘할리우드의 전설’로 불리는 메릴 스트리프(63) 얘기다. 과연 그의 연기는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까.


골든글로브 8번째 수상

 스트리프가 1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철의 여인’으로 여우주연상(드라마 부문)을 수상하며 자신의 화려한 수상 경력에 또 하나의 트로피를 얹었다. 골든글로브 최다(26회) 노미네이트 기록을 보유한 그는 골든글로브에서만 8번째 트로피를 챙겼다. 아카데미상에선 16번 노미네이트돼 여우주연상을 2번 수상했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의 전초전인 만큼 다음 달 26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스트리프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리프. 대처 전 총리를 연기하기 위해 코를 만들고, 가발과 보철을 착용했다.
 ‘철의 여인’(국내 2월 말 개봉 예정)은 1979년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올라 강인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최장기 재임기록(11년)을 남긴 마가렛 대처의 삶을 그린 영화다. ‘철의 여인’은 대처 전 총리의 별명. 스트리프는 외모뿐만 아니라 억양, 제스처까지 대처 전 총리를 빼 닮은 연기를 했다.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대처 역할을 허락해준 영국인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대처 총리는 스트리프에게 큰 도전이었다. 스스로 “내 연기경력 중 가장 어려웠던 역할”이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그는 이번 역할을 위해 새로운 언어를 배우듯 대처의 목소리와 억양을 파고들었다. 닮은 외모를 만들기 위해 코를 만들고, 가발과 보철을 착용했다. 뉴욕타임스는 “메릴 스트리프는 실제 대처보다 더 대처 같다”는 호평을 싣기도 했다.



 스트리프의 연기 동력은 호기심이다. 그는 2008년 한 인터뷰에서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기심이다. 배역을 맡은 인물의 삶을 통째로 소화해야 한다. 그 사람의 미스터리를 파고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성격을 능란하게 바꾸는 특기가 있다. 평소 사물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고 다른 시각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트리프는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 35년간 출연한 영화 40여 편에서 배역에 녹아들 수 있었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소피의 선택’(1982)에서 폴란드식 영어를 익혔고, 빼빼 마른 몸매를 만들어 주인공 소피 역을 매끈하게 소화했다. ‘어댑테이션’(2003)에서는 자신의 이미지와 반대인 드센 중년여성을 맡았고, 뮤지컬 ‘맘마미아’(2008)에서는 빼어난 노래와 춤 솜씨를 자랑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에서는 패션계를 지배하는 거물의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이 같은 전천후 연기 덕분에 스트리프는 할리우드에서 ‘영원한 현역’으로 통한다. 지난해 말 타임지가 뽑은 ‘2011 올해의 영화배우’에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 3대 영화제의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는 “드라마틱한 배역부터 코믹연기까지 모두 소화해내는 아티스트”라며 다음 달 명예황금곰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디센던트’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조지 클루니.
 한편 올해 골든글로브의 남우주연상은 ‘디센던트’의 조지 클루니에게 돌아갔다. ‘아티스트’(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가 3개 부문(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 음악상)을 거머쥐었다.



◆골든 글로브(Golden Globe) 시상식=1943년 설립된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시상식. 영화 14개, TV 11개 등 총 25개 부문에 걸쳐 시상한다. 영화 부문은 드라마, 뮤지컬·코미디, 애니메이션, 외국영화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메릴 스트리프의 주요 출연작



◆ 디어헌터(1978)



◆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79)



◆ 소피의 선택(1982)



◆ 아웃오브아프리카(1985)



◆ 죽어야사는 여자(1992)



◆ 매디슨카운티의 다리(1995)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 맘마미아(2008)



◆ 줄리&줄리아(2009)



◆ 철의 여인(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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