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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괴물 루키 vs 천재 루키

중앙일보 2012.01.17 00:00 종합 28면 지면보기
프로농구에 새바람을 몰고 온 오세근(왼쪽)과 최진수가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농구공을 사이에 두고 환하게 웃고 있다. 두 선수는 “우리는 유쾌한 라이벌이다. 앞으로 한 10년간 라이벌로 지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안양=변선구 기자]


최진수(오른쪽)가 지난달 16일 열린 경기에서 오세근의 골밑슛을 블록하고 있다. [고양=뉴시스]
오세근(25·KGC)과 최진수(23·오리온스). 올 시즌 프로농구에 새바람을 몰고 온 두 특급 신인을 13일 안양에서 만났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다투지만 코트 밖에서 둘은 친한 형과 동생이었다.

2012 신인왕 다투는 오세근·최진수



 중앙대에서 52연승 신화를 쓴 뒤 프로에 데뷔한 오세근은 시즌 초반부터 기대만큼의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신인왕을 넘어 최우수선수(MVP) 후보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시즌 10개 팀 중 9위였던 KGC는 오세근의 활약을 앞세워 올 시즌 2위로 올라왔다. 미국에서 농구를 배운 탓에 한국 농구 적응에 1~2년은 걸릴 거라는 얘기를 들었던 최진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잠재력을 폭발하고 있다. 타고난 신체조건에 과감성을 더한 그의 공격은 국내 선수가 1대1로 막기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코트에서 만날 때마다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한 둘은 어느새 프로농구 최고의 라이벌이 됐다.



 -라이벌 구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오세근(이하 오) “좋다. 서로 신경 쓰고 긴장하다 보면 발전하는 동력이 된다. 진수가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잘할 줄 알았다. 진수의 실력을 알고 있었다.”



 최진수(이하 최) “재밌다. 자극이 되고 농구에 더 집중하게 된다. 우리 둘뿐 아니라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일 아닌가.”



 -둘이 코트에서 맞대결하면 치열함이 느껴진다. 지난달 16일 안양에서 열린 경기가 특히 그랬다(2쿼터 최진수가 오세근의 슛을 블록하자 다음 공격에서 오세근이 덩크슛을 성공한 뒤 뒤따라 온 최진수의 어깨를 툭 치고 갔다).



 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맞대결 상대에게 이기고 싶고 팀 승리에도 기여하고 싶다. 상대가 진수라서가 아니다. 진수에게 블록을 당한 다음 기분을 묻는 분들이 많은데 솔직히 경기 중에는 어떤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그냥 수비하러 간다.”



 최 “난 세근 형이 신경 쓰인다. 마주 서면 집중력이 더 높아진다. 워낙 잘하는 선수라 한순간만 방심해도 실점하게 되니까.”





 -서로에게 배울 점을 말해본다면.



 오 “도전정신이다. 진수는 어렸을 때 미국에 가지 않았나. 어린 나이지만 과감한 플레이를 자주 한다. 도전정신 덕분에 진수는 매년 성장할 것 같다.”(최진수는 미국사우스켄트고와 메릴랜드대에서 농구를 배웠다.)



 최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과 노련미가 부럽다. 개인 욕심을 버리고 팀 승리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도 배우고 있다.”



 -신체조건 중에 부러운 것이 있다면.



 오 “진수는 팔다리가 길다. 몸에 탄력도 있고 점프력도 나보다 좋다. 내가 60㎝ 정도 뛰는데 진수는 나보다 10㎝는 더 뛰는 것 같다.”



 최 “10㎝는 아니지만 세근 형보다는 많이 뛰는 것 같다. 윙스팬(양팔 길이)은 재보지 않았는데 남들보다는 약간 긴 것 같다. 세근 형한테 부러운 점은 파워다. 나는 아직 힘이 많이 부족한데 세근 형은 힘이 남는 것 같다. 타고난 장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둘 다 신인상 후보다.



 오 “솔직히 받고 싶다. 생애 한 번뿐이니까. 그런데 진수는 물론 김선형(SK)도 잘하니 끝까지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최 “받고 싶기는 하지만 개인 성적이 좋아도 팀 성적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다. 세근 형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10년 뒤 둘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오 “성실히 훈련한다면 그동안 프로농구를 이끌어 온 서장훈·김주성 형들처럼 나와 진수가 큰 기둥이 돼 있지 않을까. 10년이 지나도 나와 진수는 라이벌일 것 같다. 밖에서는 친하니 유쾌한 라이벌로 불렸으면 좋겠다.”



 최 “둘 다 부상 없이 지금처럼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라이벌 구도가 계속됐으면 좋겠다. 둘 다 욕심이 많은 선수다. 팀에서는 물론 프로농구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을 것 같다.”



 -29일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농구 팬들은 두 선수의 1대1 경기를 보고 싶어한다. 1대1 대결을 하면 누가 이길 것 같나.



 오 “(최진수의 눈치를 살피다가)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진짜 할 수도 있으니 연습 좀 해야겠다.”



 최 “(웃으며) 나도 지지는 않을 것 같다. 아마 백중세이지 않을까. 그날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이길 것 같다.”



안양=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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