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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유권자의 날’ 제정 바람직하다

중앙일보 2012.01.17 00:00 종합 33면 지면보기
장기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관
4월 총선과 12월 대통령 선거는 일회적 의미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선거다. 이른바 주춧돌을 놓는 정초선거(定礎選擧, Foundation Election)라고도 한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서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를 새롭게 상기시킬 수 있도록 매년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법정화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 제2항에서도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모든 국가기관의 위에는 유권자인 국민이 있으며, 국민이 선거나 국민투표를 통해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권자의 권리는 가만히 앉아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근대에 이르러 시민들이 쟁취해 이룩한 것이다.



 우리의 선거 역사는 60여 년으로 결코 길지 않은 역사임에도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돈선거, 관권선거 등 많은 구태가 사라지고 우리 민주주의 발전모델이 세계적인 평가를 받으며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아쉬운 것은 선거의 소중함과 무게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권자가 많아지고, 이에 따른 낮은 투표율은 민주주의의 동력을 약화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큰 틀에서의 선거환경의 변화는 여전히 희망적이다. 선거를 주도하는 주체가 후보자나 정당이 아니라 유권자며, 유권자의 권리는 단지 투표권 행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권자의 의미와 역할을 되새기며 민주정치의 가치를 공감하고 인식을 더욱 새롭게 할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선 외국의 경우와 같이 기념일 제정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스웨덴은 매년 7월 첫째 주에 알메달렌 정치주간(Almedalen Week) 행사를 통해 정치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인도는 인도선관위 창립기념일을 선거인의 날(National Voters’ Day)로 지정해 신생 유권자와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참여와 권리 행사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제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엔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다. 60여 년의 선거 역사가 축적되었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은 세계적인 수준임에도 막상 유권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주권의 중요성을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부족했다. 때마침 ‘유권자의 날’이 법률로 제정되었다. 유권자의 날로 지정된 5월 10일은 선거권의 기본이 되는 보통선거 원칙을 최초로 도입한 1948년 5·10 총선거를 기념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지닌다. 앞으로 매년 ‘유권자의 날’ 행사를 통해 유권자의 자율적 참여의식을 확대하고, 선거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유권자가 정치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처럼 유권자들의 다양한 지혜가 표로써 집약될 때 양대 선거를 통한 국민 화합과 국가 번영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장기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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