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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공주·차화정’ 신화 … 박건영의 자성

중앙일보 2012.01.17 00:00 경제 1면 지면보기
박건영 대표
“나, 박건영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경기가 꺾이면 박건영을 숏쳐야(팔아야) 한다.”


브레인투자자문 대표 인터뷰

 박건영(45) 브레인투자자문 대표가 자신을 두고 한 말이다. ‘박건영’ 혹은 ‘브레인’은 이미 ‘신화’다. 2009년 2월 1000억원으로 시작한 운용자산은 2년여 만인 2011년 4월 6조원(일임계약 포함)까지 불었다. 그중 자문형랩 잔액은 4조5000억원. 자문형랩 시장의 절반 가까이가 브레인 몫이었다.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자문사 7공주(LG화학·하이닉스·제일모직·삼성SDI·삼성전기·삼성테크윈·기아차)’ 등 주도주도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부터 수익률이 꺾이더니 8월에는 유럽 재정위기로 타격을 받았다. 3개월 수익률이 -20%로 곤두박질쳤다. ‘박건영 대표가 투자자에게 봉변을 당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는 그때를 돌아보며 “지금 살아 있는 게 다행일 정도”라고 말했다.



최악의 수익률이라 비난받았지만 2011년 연간으로 보면 성과(-7.5%)는 나쁘지 않다. 시장(코스피지수 -11%)보다 잘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최우수 수익률을 달성했다며 브레인에 표창을 했다. 박 대표를 1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다.(괄호 안은 편집자 주)



 -최근 수익률이 좋아졌다(브레인이 많이 편입한 현대차·LG화학 등이 새해 들어 반등하고 있다).



 “많이 빠졌으니 반등하는 거다. 지난해 8월 이후에도 포트폴리오를 바꾸지 않았다. 들고 있는 종목을 30%씩 쳐냈을 뿐이다. 그걸 팔아서 삼성전자를 샀다.”



 -브레인이 삼성전자 주가를 밀어 올린다는 얘기도 있다.



 “지금 회사 규모가 4조원이다. 들고 있는 삼성전자 다 합해야 몇천억원이다. 시가총액 160조원짜리 회사 주가를 어떻게 움직일 수 있나.”



 -‘차·화·정’ 주가는 움직이지 않았나(2011년 초까지 현대차·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브레인을 비롯해 자문사가 주로 투자한 종목들 주가가 급등했다).



 “그때 총자산이 6조원이었다. 6조원으로 15개 종목에 압축 투자하면, 그건 펀드 20조원과 맞먹는다. 또 박건영이 뭐 사는지 시장은 다 안다. 바로 따라 산다.”



 -당시 케이원투자자문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나았다. 운용능력이 케이원에 비해 떨어지는 것 아니냐(시장에서는 박 대표와 권남학 케이원 대표를 자문업계 양대 고수로 꼽는다).



 “그렇지 않다. 브레인이 4월까지 너무 독주했다. 그래서 너무 많은 돈이 몰렸고 덩치가 갑자기 커졌다. 포트폴리오도 많이 오픈돼 있었다. 그렇다 보니 상대는 우리를 알고 우리는 상대를 잘 모르는 상황처럼 됐다.”



 -‘박건영보다 권남학이 낫다’는 말이 있다.



 “그건 투자자들이 판단할 문제다. 나는 언제나 대형 성장주에 투자한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오를 때 내 투자본능이 끓는다. 그때는 펄펄 난다. 시장이 1% 오를 때 5%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경기가 꺾이면 박건영은 숏쳐야(※팔아야) 한다. 그때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투자자들은 브레인이 시장에 관계없이 수익을 내주길 기대했다.



 “나는 전지전능하지 않다. 항상 수익을 내려면 자산배분을 잘해야 하는데 그건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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