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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의 트윗 … 그리스 디폴트로 가고 있다

중앙일보 2012.01.17 00:00 경제 2면 지면보기
채권시장의 가장 큰손인 빌 그로스(68·사진)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가 16일 트윗을 날렸다.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향해 가고 있다.” 그는 “프랑스·이탈리아 등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결정으로 적잖은 나라가 빚을 제때 갚지 못할 수 있음을 새삼 알게 됐다”며 “그리스가 최신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S&P가 본보기로 삼을 수도”
내일 그리스·채권단 협상이 분수령
장 초반 급락 코스피는 낙폭 만회

 마침 그리스와 해외 채권단의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그리스 재무부와 채권단 대표인 국제금융협회(IIF)는 13일 “의견 차이가 너무 커 합의하지 못했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채권단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온 모양새였다.



 순간 유로존에 경보가 울렸다. 양쪽의 합의가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의 선결조건이어서다. 3월 20일까지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 그리스는 급전을 받지 못해 두 손 들어야 한다. 그날 빚 145억 유로(약 22조4000억원)를 갚아야 해서다. 로이터 통신은 “채권 투자자들이 S&P의 신용강등보다 그리스-채권단 협상 결렬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자 앙겔라 메르켈(58) 독일 총리 등 유럽 정치 리더들이 서둘러 움직였다. 그리스와 채권단 양쪽을 압박했다. 양쪽은 18일 다시 마주 앉는다. 쟁점은 그리스가 제시할 새 채권의 금리와 만기다. 그리스는 원금과 이자 50%를 탕감받고 남은 50% 가운데 15%는 현금으로, 35%는 만기 30년짜리 새 채권으로 바꿔주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금리는 연 2%다.



 채권단은 발끈했다. 원금과 이자 50%를 깎아주고도 금리 2%, 만기 30년짜리 종이쪽지(채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채권단 내부 이견도 만만찮다. 헤지펀드들이 50% 탕감을 해줄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그들은 재정위기가 불거진 이후 그리스 채권값이 60~70% 정도 추락했을 때 이를 대거 사들인 세력들이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헤지펀드들은 신용디폴트스와프(CDS) 계약에 따라 제3자한테서 원금을 받을 수 있다. 그리스 디폴트를 기다리고 있는 세력인 셈이다.



 한편 16일 한국 증시는 유로존 신용등급 강등 쇼크로 장 초반 급락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해 전 거래일보다 16.41포인트(0.87%) 내린 1859.27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48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우려했던 외국인 이탈은 없었다. 유로존 악재에 시장이 밀리긴 했지만 비교적 차분히 반응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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