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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포화상태 … 동남아는 선택 아닌 필수

중앙일보 2012.01.17 00:00 경제 2면 지면보기
크레디아그리콜(CA)은 우리나라 농협 같은 프랑스 글로벌 은행이다. CA의 자산운용 자회사인 아문디 홍콩법인의 이수희(사진) 전무를 지난해 12월 하순 홍콩에서 만났다.


이수희 아문디 홍콩법인 전무

 “요즘 글로벌 금융회사들에 아시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유럽과 미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홍콩·싱가포르·상하이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멀리 보고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덤벼들어선 안 된다. 먼저 국내 영업기반을 튼튼히 해야 한다. 그래야 해외진출을 뚝심 있게 밀어붙일 수 있다. CA도 크레디리요네은행과 엥도수에즈은행을 합병해 덩치를 키우고 국내 영업을 다진 것이 글로벌 영업에 큰 힘이 됐다.”



 이 전무는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상황이 좀 어렵다고 문을 닫거나 철수하는 식이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되면 말고가 아니라 뿌리를 내릴 때까지 무조건 한다는 굳은 다짐이 필요하다. 필수 시장이니까.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금융업도 이젠 밖에서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그는 이젠 해외진출이란 평범한 개념이 아니라 공격 모드로 무장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로 나갈 땐 반드시 장기 전략을 가져야 한다며, 아문디의 한국 진출 사례를 들었다. 2000년 3월 서울사무소 문을 연 아문디는 1년 반 동안 아무런 실적을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본사에서는 묵묵히 참아줬다. 그 뒤 그런 노력이 열매를 맺으면서 한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초창기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사람을 바꾸거나 철수하면 그동안의 투자는 수포로 돌아간다. 이런 철학으로 임했기 때문에 아문디와 농협이 제휴한 NH-CA자산운용이 지난 9년 동안 잘 성장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회사는 외국계가 국내에 세운 합작 금융사로는 최장수다.”



 그는 장기 포석과 더불어 전문인력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CA의 힘은 해외영업에 특히 강했던 엥도수에즈 출신들에게서 나온다. 현재 아문디를 포함한 CA그룹 해외법인 대표들의 상당수가 여기 출신이다. 그들은 진정한 지역전문가다. 아시아통은 홍콩·대만·싱가포르·중국·한국 등을 순환 근무한다. 엥도수에즈 해외파들은 어느 나라를 가든 6개월이면 완벽히 적응했으며, 정보력은 프랑스 정보기관보다 낫다는 소리를 들었다.” 한국 금융회사들에 대해 그는 2~3년 해외근무를 하면 서울로 들어오는 순환근무 관행을 버리고 한 우물만 파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은 특히 사람 장사이기 때문에 전문인력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이다. 과거 엥도수에즈가 해외만 근무하는 ‘인공위성’ 인력을 집중 육성한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호찌민(베트남)·자카르타(인도네시아)·홍콩=심상복, 지린성(중국)=한우덕, 마드리드(스페인)·헬싱키(핀란드)=안혜리 기자

공동취재=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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