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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애호가들 외국보다 2.3배 비싸게 마셨다

중앙일보 2012.01.17 00:00 경제 6면 지면보기
국내 와인 값이 외국보다 훨씬 비싸다는 풍설은 사실이었다. 국내의 권장소비자가격이 평균적으로 외국의 2.3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지난해 국내에서 많이 팔린 와인 66종의 소비자가격을 세계 평균 소매가와 비교한 결과다. 세계 평균 가격은 글로벌 와인정보 사이트인 와인서처닷컴(www.winesearcher.com)의 자료를 활용했다.


작년 국내 판매 와인 66종, 세계 평균 소매가와 비교해 보니

 외국에 비해 가장 값을 비싸게 받는 제품은 프랑스산 ‘무통 카데 화이트(Muton Cadet White) 2010’이었다. 국내 권장소비자가는 4만원인데 해외 평균 가격은 9달러(1만300원)였다. 국내 가격이 세계 평균의 약 4배인 셈이다. 반면 칠레산 레드 와인인 ‘산타 헬레나 카베르네 소비뇽(Santa Helena Cabernet Sauvignon) 2010’은 국내 1만4000원, 해외 12달러(1만3800원)로 값이 거의 같았다. 이 와인을 들여오는 레뱅 드 매일의 성백환(64) 대표는 “와인 생산처와 협상해 싸게 공급을 받은 데다 칠레산 와인을 수입하는 후발 주자로서 시장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 마진을 크게 낮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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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와인 가격은 높지만 수입업체들은 큰 이익을 내지 못했다. 업계 1위인 금양인터내셔널의 경우 2010년에 매출 512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4.5%로 유통업계 평균인 6~7%를 밑돈다. 수입업체들이 이익을 잔뜩 챙기는 건 아니라는 소리다.



 국내에서 와인이 비싼 이유는 따로 있다. 세금과 복잡한 유통구조다. 수입 와인에는 관세 15%에 주세 30%, 교육세 10%, 부가세 10%가 붙는다. 대략 와인 값의 60%가 세금이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은 세금 비중이 10% 안팎이다. 값이 크게 차이 날 수밖에 없다.



 수입사가 직접 소매 판매를 하지 못하게 막아놓은 규제 역시 와인 값을 올리는 요인이다. 반드시 중간상을 거쳐야 해 마진이 더 붙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물가 안정 차원에서 수입사도 소매를 할 수 있도록 올 상반기 중 규제를 풀 계획이다.



 와인업계는 이에 더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때문에 값을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백화점과 할인마트의 와인 판매사원은 수입사 직원, 혹은 수입사들이 인건비를 부담하는 전문 판매원이다. 와인만 공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추가 인건비 부담까지 있어 이익을 내려면 와인 값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원한 와인수입사 임원은 “이에 더해 대형마트는 자기네 매장에선 소비자에게 시중 와인숍보다 할인한 가격으로 팔 것을 요구한다”며 “이 때문에 일반 와인 소매점에서 파는 권장소비자가를 높여 잡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사 방법은=국내 10대 와인 수입사별로 지난해 많이 판매한 와인 10개씩, 총 100개의 명단과 권장소비자가격을 입수해 와인서처닷컴의 세계 평균가격과 비교했다. 100개 중 세계 평균가격 정보가 있는 것은 66개였다. 가격을 비교할 때 환율은 이달 13일 서울 외환시장 종가인 달러당 1148.3원으로 했다.



◆조사 대상 와인 수입사=금양인터내셔날·길진인터내셔날·까브드뱅·나라셀라·대유와인·레뱅 드 매일·롯데칠성·신동와인·아영FBC·LG상사 트윈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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