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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바이오 디젤 과세, 누굴 위한 것인가

중앙일보 2012.01.16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한은화
경제부문 기자
이편에서의 작은 날갯짓이 저편에서 폭풍우를 불러일으킨다는 ‘나비효과’는 지구촌에서 꽤 유효한 말이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출렁이는 세계 경제처럼 세계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서다. 그렇다면 올해부터 미국 정부가 바이오 연료 산업 발전을 위해 지출했던 60억 달러의 예산 지원을 없애기로 했다는 뉴스는 어떤 식으로 우리 경제에 작용할까.



 10일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 연료 생산량은 지난해 181만9000배럴로 2010년(182만2000배럴)에 비해 줄었다. 생산량 감소는 10년 만의 일이다. 옥수수·사탕수수 같은 원료 가격이 올라서다. 미 정부 지원이 없어지고 관련 업체들이 투자를 줄이기 시작하면 생산량은 더 줄 테고 값은 더 오를 전망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올해부터 경유에 섞는 바이오 디젤에 대한 면세혜택을 없앴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일환으로 경유의 2%를 의무적으로 바이오 디젤로 섞게 했다. 한시적으로 주던 면세 혜택이 없어지면서 당장 경유값은 L당 12원가량 올랐다. 미 정부의 정책 변화로 나비효과처럼 세계 바이오 연료값이 더 오르면 국내 경유값도 덩달아 오르리라는 건 쉽게 내다볼 수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바이오 연료의 대부분이 수입산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도 바이오 연료 자급률 높이기에 팔을 걷었다. 2007년부터 유채꽃·폐식용유로 만드는 바이오 디젤 시범사업을 펼친 것이다. 하지만 유채꽃은 수확량 부족으로, 폐식용유는 수집의 어려움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거의 사업이 흐지부지된 상태다.



 정부가 바이오 연료를 주장하는 데는 이 연료가 친환경, 녹색성장이라는 데 있지만 바이오 연료가 과연 친환경적인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원료인 옥수수·사탕수수를 심기 위해 엄청난 면적의 산림을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논란에 대한 명확한 검증절차를 과연 거쳤을까.



 정부는 지난해부터 L당 100원 할인, 알뜰 주유소 추진을 통해 ‘기름값 낮추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기름값은 국제 유가와 연동해 움직였고 인위적인 정부 대책은 한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바이오 디젤의 면세 혜택 종료로 가뜩이나 치솟은 경유값이 더 올라 애꿎은 소비자만 골탕 먹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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