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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5%는 2만 달러 넘는 삶, 나머지는 1만 달러 이하

중앙선데이 2012.01.14 23:57 253호 7면 지면보기
이용선 공동대표가 12일 “안철수 신드롬은 서민들의 열악한 삶을 해결할 만한 지도자가 여야 정당에서 안 보여 생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조용철 기자
민주통합당 이용선(54·사진) 공동대표는 여러 가지로 특이하다. 서울대 공대를 18년 만에 졸업한 것도 그렇고 지금까지 번듯한 직장에 다닌 적도 없다. 그에겐 ‘운동’이 삶의 터전이었다. 학생운동, 노동운동, 시민운동, 통일운동…. 대북 지원 사업을 위해 북한을 100여 차례나 오갔다. 그는 4월 총선 때 출마하기 위해 최근 자서전 성격의 『새로운 출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정계입문이 그에겐 어쩌면 또 다른 운동의 출발점일지 모른다. 중앙SUNDAY는 12일 오전 국회 본관 민주통합당 대표실에서 그를 90분가량 만났다. 그는 “한 달간의 임시 대표인데 태어나서 이렇게 바쁜 것은 처음”이라며 입을 뗐다.

시민운동가 출신 이용선 민주통합당 공동대표

-원혜영 의원과 공동대표를 맡은 지 딱 한 달 됐는데 ‘여의도 정치’의 소감은.
“밖에서 볼 때 여야 정치권은 뭐라 하지 못할 만큼 무기력해 보였다. 사회 주요 쟁점을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지난 한 달간 민주통합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국회 등원을 거부한 채 장외 정치를 펼치면서 야권 통합을 추진했다. FTA는 미래의 경제·복지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당이 강행 처리해 시민사회의 분노가 컸지 않았는가. 그런 상황에서 예산안 처리와 쟁점 법안들을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의 국회 등원 과정을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일방적으로 반대하기 어렵더라. 야당이 갖고 있는 힘의 열세가 아쉽지만 다른 한편으론 (여야 협상 과정이) 이해되기도 한다.”

-시민단체 출신들이 4월 총선에 50여 명이나 출마한다고 한다.
“시민운동가라는 개념이 애매하다. 그중엔 기존 정당 사람도 많다. 실제로는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들에게 특혜를 주긴 어렵다. 참신한 정치신인들을 위해 쉽고 공정한 경선 룰과 제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건 한나라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나라당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비난받고 있다. 전대 때 돈 선거를 어떻게 막아야 하나.
“이번 국민참여경선에 일반인 64만 명이 참여했다. 앞으로 200만, 3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돈 선거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시민통합당에선 당 지도부를 뽑는 데 출마자 개인이 비용을 부담하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후보들은 1000만∼2000만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비용은 당에서 부담하는 것이다. 사실 지방 대의원들이 전대에 참석하려면 1인당 15만원쯤 써야 한다. 선거법상 차량 제공이 불법인데 그런 건 당비로 처리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돈 선거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안철수 신드롬’이 거세다. 야권의 유력주자인 문재인·손학규·정동영의 지지율이 뜨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참 안타깝다.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 65학번 동기인)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해 ‘우리 세대 인물 중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감’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민주통합당 국민참여경선과 관련해 인기투표 성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국민들은 한번 떴다가 사라진 지도자를 잘 보지 않는 것 같다. 그분들이 갖고 있는 능력, 노력, 열정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물론 실망감도 작용했을 것이다. 한국 사회가 급속히 변모하면서 중산층·서민의 삶과 환경은 열악해져 왔다. 내가 보기에 공무원·대학교수·언론인·대기업 노동자 등 국민의 15%는 1인당 2만 달러가 넘는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반면 그 아래 계층은 거의 1만 달러 이하다. 비정규직이 800만 명 넘고 대다수 서민들은 100만~150만원의 삶을 살고 있다. 여야 정당에 믿을 만한 지도자가 없으니까 아직 정계에 나오지도 않은 정치인에게 기대를 거는 것 아닌가.”

-민주통합당 전대 출마자들이 모두 한·미 FTA 폐기를 주장한다. 그렇다면 한·중 FTA도 반대하나.
“‘무조건적 반대’는 아니지만 매우 신중하게, 충분히 검토하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농·축산업 분야는 완전히 초토화된다. 한·미 FTA를 처리하는 이명박 정부의 처리 태도를 보면 너무 걱정된다. 임기 말 정권이 할 일이 아니다.”

-만약 민주통합당이 총선에서 제1당이 되면 한·미 FTA 폐기와 재협상을 추진할 건가. 국가 신뢰 문제도 있고 국론이 분열될 건데.
“국민의 선택이 정답이다. 국민투표로 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힘들다면 국가 중대사인 만큼 ‘총선 의제’로 던져보자. 한국 경제에 왜 위기가 왔는가. 1997년 외환위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외환시장을 너무 개방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의 암적 존재가 미국식 금융시스템이다.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를 포함한 여러 문제들은 반드시 조정해야 한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서 15년간 주도적으로 활동했다. 북한엔 몇 번이나 갔는가.
“평양에만 70여 차례쯤 갔다 왔다. 이래저래 다 합치면 100번쯤 방북한 것 같다. 아태평화위나 민화협, 교류협력 관련 기관을 주로 접촉했다.”

-북한 체제를 어떻게 보나. 진보 안에서도 종북세력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북쪽의 3대 권력승계에 대한 남쪽의 견해차는 크지 않다고 본다. 북쪽의 특수성을 인정하더라도 그게 바람직하다거나 그런 체제로 남북 통일이 돼야 한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북쪽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하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로선 북쪽이랑 대화나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 그게 92년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이다. 나는 김정일 사망 이후 우리 정부의 조문이 미흡했지만 어느 정도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 조문 정치라는 게 좋은 외교적 계기인데…. 북에서 정부조문단 파견을 요청했는데 그걸 거절한 건 좀 아쉽다. 차라리 중립적으로 국회 차원의 조문단을 구성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북측 사람을 만나면 어떤 대화를 나누나.
“정치 얘기는 되도록 안 한다. 공동 관심사나 협력사업을 논의한다. 그런 분야에선 이견이 거의 없다. 2007년이 마지막 방북이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이유도 있지만 북쪽에서 내가 방북하는 걸 허용하지 않아서다. 북한 체제를 비판한 게 문제 됐나. (웃음)”

-총선 때 서울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시민운동에선 손을 떼나.
“이미 시민단체 관련 자리들을 사임했다. 다만 우리민족서로돕기 같은 초당적 운동은 아직 그쪽 단체의 사임 요청이 없어 손을 안 떼고 있다. 사실 그쪽엔 정의화 국회부의장처럼 중도 보수인 사람이 더 많다.”

-20대 초반부터 운동권에 몰입했는데 가계는 어떻게 꾸려왔나.
“처(妻)가 가장이 돼 생활을 꾸려왔다. 윤선생 영어교실 직원으로 일하다 몇 년간 대리점을 하고 본부장으로 일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 중 한 분이 내게 농기계 관련 업체 감사직을 제안해 도움을 받았다. 3년쯤 하다 그만뒀다.”
정리=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이용선 전남 순천 출생. 1977년 서울대에 들어가 95년에야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다. 80년엔 가두시위를 하다 강제징집돼 3년간 포병으로 근무했다. 인천지역에서 10여 년간 노동운동을 했다. 경실련 기획실장(95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96년)과 공동대표(2009년), 한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공동대표(2010년)를 역임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에 사회주의정당을 추진하다 92년 1월 체포됐는데 공안당국은 ‘위장전향’이라며 구속했다. 지난해 말 시민통합당 대표 자격으로 민주통합당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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