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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더 빛내주는 조연, 감태

중앙선데이 2012.01.14 19:38 253호 29면 지면보기
감태는 설명하자니 난감하다. 가느다란 실 같은 김이라고 하니, 안 먹어본 사람들은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바로 그때 인사동 골목에서 파는 ‘용수염’이 생각났다. 꿀과 맥아당의 숙성 반죽으로 만든 실오라기 모양의 ‘꿀타래’ 말이다. 요즘 청정지역에서만 나온다며 인기를 얻고 있는 매생이와 유사하게 부드러우나, 뒷맛은 약간 쌉싸름하다.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diaryr.com) 대표 이윤화

감태는 설명이 어려운 만큼 취급하는 식당 또한 매우 드물다. 취급을 한다 해도 사람들은 파래무침이 나왔다고 여기거나 최근 각광받는 매생이 정도로 여기곤 한다.
그런 감태를 건조시켜 조미김처럼 만들면 그제야 김도 아니고 매생이와도 완전 다른 식재료임을 알게 된다. 건감태는 마치 인사동 꿀타래에 초록물을 들인 것처럼 보인다. 감태 한 장을 손에 들면 아무것도 든 것 같지 않게 가벼운 촉감인데, 이런 감태를 간장게장과 늘 함께 내는 곳이 마포의 ‘진미식당’이다. 감태 한 장에 흰밥 한 숟가락을 퍼 놓고 주홍빛 게알을 얹어 싸먹든, 밥을 감태에 싸서 게장국물에 찍어 먹든 맘대로지만 간장게장만 먹을 때보다 더욱 훌륭한 맛이다.

논현동 ‘노들강’은 각종 생선조림과 제철 낙지, 꼬막부터 홍어회 등을 내는 남도음식 전문집이다. 이 집의 밑반찬으로 촉촉한 물감태무침이 1년 열두 달 빠지지 않는다. 얼큰한 생선조림이나 매운탕을 먹다가 물감태 한 젓가락을 먹으면 입 안이 시원해지면서 개운해진다. 결국 감태는 남도 음식을 더욱 깔끔하게 변신시키는 감초 같은 존재인 것이다. 노들강은 겨울 제철 남쪽지방 감태를 아예 1년치를 구입해 놓고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진미식당 서울 마포구 공덕동 105-127
·02-3211-4468
▶노들강 서울 강남구 논현동 184-19·
02-517-6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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