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김승유 시대’ 준비 시작
김승유 회장은 “연임 연연 않겠다”
경발위는 경영 성과를 측정하고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이사회 내 소위원회다. 하지만 김 회장과 소속 사외이사 4명이 모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당연직 위원이어서 회추위를 열기 전 안건과 논의 방향을 사전 조율하는 역할을 해 왔다. 김 회장 외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각영 전 검찰총장, 이구택 포스코 상임고문, 조정남 전 SK텔레콤 부회장, 허노중 전 한국증권전산 사장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오전에 열린 이 회의에 몇 명이 참석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나금융은 이달 말 다시 회의를 열 예정이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회의에선 경영 승계의 필요성 여부와 방식, 후임자에 관한 얘기가 주로 논의됐다”며 “김 회장은 ‘연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외환은행 인수가 확정되면 김 회장이 계속 자리에 머물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종열 사장이 그만둔다니까 김 회장이 장기집권을 도모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김 회장이 진짜 섭섭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김 회장이 그만두겠다는 걸 사외이사들이 뜯어말려 1년 연임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연임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했다. 그는 13일 출근길에 기자들로부터 ‘외환은행 인수가 연임과 연결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꼭 그렇지 않지만 3월까지 말할 게 없다”고 답했다. 후계구도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고 말을 아꼈다.
11일 사의를 표명한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이날 김 회장과 함께 그룹경영전략회의에 참석했다. 회의는 김 회장의 웃음소리와 “함께 잘해 보자”는 격려로 끝났다. 김종열 사장은 회의 뒤 “외환은행 직원들이 고생하고, 주주들에게 죄인이 된 상황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사임을 생각했다”며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나지 않더라도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임기가 다 되는) 3월까진 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