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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분석] `재일교포 기쁨조` 고영희, 출신 성분 난감하던 北의 묘책은

온라인 중앙일보 2012.01.13 11:32
북한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생모 고영희를 우상화하는 작업에 점점 발동을 걸고 있다.


천시받던 재일교포, 노동신문 당당하게 등장

그간 고영희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던 북한은 김정은의 생일로 알려진 지난 8일 기록영화에서 고영희를 처음 공식 거론했다. 이어 최근 노동신문에선 뜬금없이 한 재일교포 여성의 인생사가 실리고 있다. 재일 교포 여성이 북한에 이주해온 과정과 김정일의 체제 하에 은덕을 입고 살아왔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50여 년 세월 속에 본 조선`이란 주제로 전해진 이 여성의 이야기는 노동신문 11일자에서 1편이 처음 실렸다. "낯선 이국이였던 조선을 오늘 나의 조국이라고 스스럼없이 부르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라고 시작한 글은 북한 남성과 결혼하게 된 과정을 담았다.



이어 13일 올라온 2편에선 본격적인 인생사가 전개된다. "어버이 수령님께서 세워주시고 위대한 장군님께서 굳건히 지켜가시는 사회주의 제도, 인민이 주인 된 세상이 얼마나 좋은가를 가슴 뿌듯이 느꼈다" "(일본을 방문했을 때) 대학 동창들이 조선에서 낳은 두 아들과 두 딸 모두를 국가에서 다 맡아 무료로 대학공부까지 시켜줬다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몹시 감탄했다"등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하늘처럼 믿고 살던 위대한 장군님께서 서거하셨다는 뜻밖의 비보에 재조일본인여성들은 땅을 치며 통곡했다"며 "오늘 우리에게는 또 한 분의 운명의 태양이 계신다. 위대한 장군님 그대로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라는 내용으로 끝이 난다.



북한 주민들은 재일교포를 일명 `째뽀`라는 명칭으로 비하해서 부르고 있다. 재일교포가 당이나 군 간부 같은 요직에 임용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만큼 재일교포는 북한 내에서 천시받는 존재다.



이런 가운데 재일교포 여성이 노동신문에 당당하게 등장,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것은 생모 고영희의 우상화 작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 [사진=중앙포토]
김정은에게 재일교포에 만수단 예술단 무용수 출신이라는 고영희의 출신 성분은 치명타였다. 북한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목된 지 3년이 지나도록 고영희의 언급을 한번도 하지 않을 정도였다. 대북매체들은 "고영희의 출신 성분이 북한에 알려지면 발칵 뒤집힐 지 모른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고영희는 1960년대 재일교포 대규모 북송 때 제주도 출신인 아버지를 따라 북한으로 건너간 뒤 만수대예술단 무용수, 일명 `기쁨조`로 활동했다. 1970년대 중반 김정일의 눈에 든 고영희는 동거를 시작했고 김정철, 김정은 형제와 딸 김여정을 낳은 뒤 2004년 유선암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사망했다.



김정일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는 “여성 편력이 심했던 김정일이 고영희를 만난 뒤 잠잠해졌다”고 할 만큼 고영희는 김정일의 각별한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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