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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도 찾았다, 화끈한 ‘빙판 축제’

중앙일보 2012.01.13 04:30 Week& 1면 지면보기
1 ‘고기야 제발 물어다오’ 지난 7일 화천산천어축제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얼음구멍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산천어가 걸려들기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신동연 기자]
온 산하가 꽁꽁 얼어붙었다. 겨울 한복판 전국 방방곡곡에서는 눈과 얼음을 주제로 축제가 시작된다.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놀이판이 눈과 얼음 위에 펼쳐진 것이다.



 겨울축제 선두주자는 강원도 화천군이 손꼽힌다. 2km 이상 길게 이어진 낭천 빙판에서 산천어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지난 7일 시작해 29일까지 진행된다. 화천은 인구 2만4000명의 작은 소읍이지만, 축제가 열리는 23일 동안 100만 명이 몰려든다. 군청 김근도(48) 계장은 “한국전쟁 이래 화천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지난해 12월 난데없는 ‘로또’를 맞았다. CNN 인터넷판에 화천 산천어축제가 ‘겨울 7대 불가사의’로 소개된 것(사진)이다. 수억원을 주고도 못할 광고를 공짜로 한 셈이다.



2 산천어 맨손잡기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고기를 들어 올리고 있다. 3 추운 줄도 모르고 빙판에 앉아 산천어를 기다리는 꼬마 강태공. 4 ‘입에 물고 한 마리 더’ 산천어 맨손잡기에서 욕심을 부리는 한 참가자.




 
화천 산천어축제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다. 이번 축제에 미리 참가를 신청한 외국인은 8700명에 달한다. 이들은 주한 외국인이 아니다. 축제를 즐기려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순수 관광객이다. 겨울을 알지 못하는 동남아시아 출신이 대부분이다. 외국인 손님은 2009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대표적인 눈 축제인 태백산 눈꽃축제에도 10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이미 예약을 마쳤다.



 지난해 겨울 전국은 구제역 파동을 호되게 앓았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물론이고, 태백산눈꽃축제·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영암 왕인문화제 등 내로라하는 지역 축제가 열리지 못했다. 화천 사람들은 “산천어로 1년 벌어먹고 살았는데 지난해엔 정말 지역경제가 말이 아니었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외국인 참가자가 산천어 낚시 삼매경에 빠져 있다.
 그래서 올해는 겨울축제가 더욱 기대된다. 한국관광공사와 전국 지자체가 힘을 합쳐 ‘겨울축제 100배 즐기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축제 프로그램을 낚시나 눈썰매 등 체험 위주로 꾸려 가족 단위 관광객의 참여를 북돋우고 있다. 한류도 한몫 거드는 모양새다. 한국관광공사 전략상품팀 김동일(46) 팀장은 “한류에 힘입어 오지 산골에서 열리는 지방 축제에도 외국인 참가자가 부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겨울 축제는 민물고기가 대세다. 한겨울 강바닥을 돌아다니는 산천어·송어 따위를 쫓는 체험행사가 주를 이룬다. 화천 산천어를 필두로 강원도 홍천, 경기도 가평·파주, 경북 안동에서 송어 낚시를 주제로 축제가 열린다. 낚시와 함께 눈·얼음판에서 뛰노는 전통 놀이도 준비돼 있다. 눈밭에서도 축제가 열린다. 겨울 여행의 대명사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과 전북 남원군 바래봉, 무주 남대천 등지에서 눈꽃축제가 열린다. 겨울 축제의 열기가 꽁꽁 언 산하를 녹이고 있다.



글=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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